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노동자들의 합숙소였던 인천시 부평구 부평2동 일대 미쓰비시(삼릉) 줄사택. 부평구 제공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들의 합숙소였던 인천 부평구의 미쓰비시(삼릉) 줄사택 일부가 철거된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1938년 일제가 일본군 군수물자 보급 공장인 육군 조병창을 부평에 세우며 함께 지은 조선인 강제노역 노동자들의 합숙소였다.
인천시 부평구는 부평2동 미쓰비시 줄사택 87채 중 빈집 20채를 헐고, 마을 커뮤니티센터를 짓는다고 12일 밝혔다. 구는 센터를 조성할 터 23필지(면적 756㎡) 가운데 90%를 매입했으며, 보상이 완료되면 연내 빈집과 현재 쓰지 않는 공동화장실을 철거할 예정이다. 철거된 공터는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한다. 센터 조성공사는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한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본 광산기계 제작회사인 히로나카상공이 부평 군수공장과 함께 지었다가 재정난으로 1942년 미쓰비시 중공업에 넘겼다. 해방 뒤 정부가 개인에게 토지를 매각하면서 지금은 87채(면적 7659㎡)만 남아 있다. 집이 나란히 줄지어 있어 ‘줄사택’이라고 부른다. 87채 가운데 10채는 거주 중이며, 나머지는 비어 있다. 구는 거주 중인 집은 집수리를 지원하고, 비어 있는 집은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과 연계한 공용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구는 2015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공모한 새뜰마을사업에 선정됐다. 국비 31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모두 45억원을 투입해 미쓰비시 줄사택 일대를 정비하게 됐다. 부평구는 강제노역이 이뤄진 이 지역이 원형 그대로 기록되고, 복원될 수 있도록 학술조사도 진행한 바 있다. 인천/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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