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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포항 지진 이재민, 새 보금자리로

등록 2017-11-22 16:36수정 2017-11-22 16:51

현재 160가구 확보, 500가구까지 확보 계획
아파트 철거·재건축 통보받은 주민들은 “그대로 막막”
“벽에서 벽돌 떨어질지도 모르니까 조심해 옮기소.”

22일 오전 9시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연립주택) 주차장. 주민들과 이사업체 직원들이 부지런히 트럭에 살림살이를 실었다. 주차장에는 이삿짐을 실은 트럭 다섯대가 나란히 서 있었다. 빌라 주변에는 지진 때 벽에서 떨어진 벽돌이 아직도 곳곳에 수북했다. 이 건물은 지난 15일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어 붕괴 위험이 큰 것으로 판정 났다.

이날 대동빌라 22가구는 이재민 중 처음으로 아파트에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빌라 주민들은 북쪽으로 2㎞ 떨어진 양덕동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민임대주택 장량휴먼시아 아파트에 입주했다. 포항시는 이날 포항 북부소방서의 협조를 받아 이사 현장에 특수구조차와 특수구조단 등을 배치했다. 짐을 나르던 주민 김아무개씨는 “이사비용과 임대료도 다 지원된다고 한다. 정부 지원이 빨리 결정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국민임대주택을 신청한 이재민은 25가구며 오늘부터 우선 입주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3가구는 23일 남구 오천읍 보광그린파크아파트(2가구)와 연일읍 대궁하이츠(1가구)에 입주할 계획이다. 아파트 월 임대료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절반씩 부담한다. 포항시는 또 이재민들이 2년 동안 아파트에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는 이재민들에게 6개월 동안 국민임대주택을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다.

포항시는 현재 이주 대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이재민을 251가구로 파악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금까지 국민임대주택 160가구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포항시는 중앙 부처와 함께 340가구를 더 구해 모두 500가구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오늘 첫 입주를 시작으로 이재민들의 장기적인 주거 안정을 위해 전세자금융자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재민들의 장기적인 주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부 이재민들은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붕괴 위험이 크다고 판정받은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이(E)동 주민 권혜은(51)씨는 “이재민들에게 국민임대아파트를 6개월 지원하네, 2년 지원하네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우리 아파트는 철거하고 재건축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과연 2년 안에 재건축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길어도 2년 후에 쫓겨나 다시 갈 곳이 없어지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포항/김일우 임재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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