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탈북민, 숨진 여성 남편에 앙심 품고 범행
북한이탈주민교육센터서 대낮 흉기 휘둘러 공포
인천의 한 북한이탈주민교육센터에서 70대 남성 탈북민이 또래 여성 탈북민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탈북민 ㄱ(75)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 12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북한이탈주민센터에서 수강 중이던 ㄴ(71)씨를 교육장 밖으로 불러내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뒤 달아난 ㄱ씨는 인근 공터에서 자해해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인 ㄱ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 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손바닥 크기의 종이에는 “ㄴ씨 남편(75·탈북민)이 평소 모멸감을 줬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ㄱ씨는 “ㄴ씨 남편이 평소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나를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모멸감을 줬다. 어디 한 번 아내를 잃은 고통을 느껴보라”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ㄱ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지난 10일 미리 구매하고, 범행 동기로 추정되는 메모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계획범죄로 보고, ㄱ씨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가 현재 중환자에 입원 중이서 진술조서는 받지 못했다”며 “일반병실로 옮기면 조사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