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밀양 세종병원 이사장 등 3명 체포영장 신청 방침

화재사고로 사망 39명 등 190명 인명피해 낸 혐의
3일 오전 11시 문화체육회관에서 합동위령제 예정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수사본부 소속 경찰이 31일 세종병원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증거물을 밀양경찰서 4층 증거분석실로 옮기고 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화재사고로 사망 39명, 부상 151명 등 190명의 대형 인명피해를 낸 혐의(과실치사 등)로 세종병원을 운영하는 효성의료재단 손아무개(56) 이사장과 세종병원 석아무개(54) 원장, 김아무개(38) 총무과장 등 3명의 체포영장을 2일께 신청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29일 밤 확보한 상자 50여개 분량의 압수물을 밀양경찰서 4층에 마련한 증거분석실로 옮겨, 31일부터 분석작업을 시작했다.

수사본부는 31일 “화재사고의 책임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병원 시설 무단증축, 소방안전교육 부실, 사무장병원 가능성 등 지금까지 언론에서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이 역시 수사대상에 들어있다. 현재 입건과 출국금지 대상이 이사장 등 3명으로 한정돼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 대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날 9명을 추가로 지원받아, 압수물 분석요원을 17명으로 늘렸다. 앞서 지난 29일 밤 수사본부는 이사장, 원장, 총무과장 등 3명의 집·승용차·신체와 세종병원·세종요양병원 사무실 등 모두 11곳을 압수수색해, 전산자료와 인허가 관련 서류, 금융계좌 등 상자 50여개 분량의 증거물을 확보했다. 수사본부는 또 병원 관계자는 물론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들을 찾아가 모두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26일 아침 화재사고 발생 당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려면, 이들의 진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입건된 이사장 등 3명은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자체 소방안전교육을 했다고 진술했으나, 이 역시 사실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부상자가 워낙 많은 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사고 당시 상황을 다시 떠올리는 것을 무척 괴로워하며 수사에 응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압수물품 분량도 트럭 한 대 분량이다. 모든 조사를 마치고, 수사결과를 내놓기까지는 한달가량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31일로 사망자 39명의 장례식이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밀양시 등으로 꾸려진 재해대책본부는 1일부터 유족·보험사 등과 보상 협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심리안정 상담요원 43명을 밀양에 파견해, 화재사고 때문에 심리적 충격을 받은 유가족, 부상자, 소방대원, 세종병원 직원 등을 심리상담하고 있다. 변호사 2명 등 11명으로 법률지원단도 구성됐다. 밀양시는 3일 오전 11시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밀양시 삼문동 문화체육회관에서 합동위령제를 올릴 예정이다.

앞서 지난 26일 아침 7시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 안 환복·탕비실 천장에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지상 5층 건물인 병원 전체에 유독 가스가 퍼지면서 의료진 3명과 입원환자 36명 등 39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