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한 주택가 골목에서 ㄴ(49·여)씨가 타고 있던 차 안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방화 용의자는 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 평택소방서 제공
경기도 평택의 한 주택가 차 안에 있던 40대 여성에게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뒤 도주한 50대 남성 용의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평택경찰서는 6일 오후 6시15분께 평택시 한 다리 밑에서 ㄱ(50)씨가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숨진 ㄱ씨는 전날 오후 3시10분께 평택시 비전동 한 주택가에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지인 ㄴ(49·여)씨에게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 용의자였다.
현재 ㄴ씨는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도주한 ㄱ씨를 쫓던 중 변사 사건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숨진 남성이 용의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ㄱ씨가 입고 있던 상의 주머니에서는 A4용지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범행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저승에 가서 죗값을 치르겠다.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가 숨지고, 피해자도 의식을 회복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ㄱ씨가 수년 전부터 피해 여성을 스토킹해 왔다는 주변인 진술에 따라 구애를 받아주지 않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ㄱ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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