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북도면 앞바다. 사진 북도면 주민 제공
인천시 옹진군 북도면 어민들이 기록적인 한파에 나타난 유빙과 한강서 떠내려온 얼음에 절규하고 있다. 김 양식장이 초토화됐고, 바닷길이 얼어붙어 15일째 막힌 뱃길로 90살 노인의 장례식이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8일 옹진군과 북도면 주민 말을 종합하면 올해 한파로 북도면 갯벌 김 양식장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북도면에서 김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민 50여명이 모두 피해를 봤다. 피해면적만 1만6528㎡에 이른다. 김 생산 시기에 피해를 본 어민은 김은 물론 지주대, 그물 김발 등 생산시설까지 파손되면서 망연자실했다. 차광윤 북도면 총연합회 회장은 “지금이 김 채취 시기인데 올해는 아예 망쳤다. 김을 채취하지 못한 피해금액만 10억원정도 인데, 생산시설 파손으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파에 유빙이 발생, 북도면 김 양식장 생산시설이 파손됐다. 사진 북도면 주민 제공
한파로 15일째 섬과 육지를 오가는 배 운항이 차질을 빚으며 주민 피해도 속출했다. 선착장은 얼음으로 뒤덮였고, 한강에서 떠내려온 얼음이 북도면과 영종도 앞 바다에 쌓이면서 뱃길도 막혔다. 생필품 부족은 물론 지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병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다. 어쩌다 뭍으로 나간 주민들은 결항으로 발이 묶여 며칠씩 귀가하지 못하고, 여관이나 찜질방으로 전전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북도면 장봉도에서 홀로 살다 세상을 떠난 서아무개(90살) 할머니의 장례를 제때 치르지 못하는 비극도 일어났다.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선사에서 다음날 차도선에 굴착기를 싣고 선착장 주변과 뱃길 얼음을 깨면서 운구해 가족 품에 주검이 인계됐다.
한강에 떠내려온 얼음과 유빙이 인천 북도면 일대에 싸이면서 뱃길이 막혔다.
북도면는 영종도 북쪽에 불과 2㎞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섬으로, 모도, 시도, 신도, 장봉도로 구성돼 있다. 장봉도를 뺀 3개 섬은 연도교로 서로 연결돼 있다. 북도면 주민은 북도면 연륙화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영종~신도~강화를 잇는 14.8㎞ 구간 북도면 연륙화사업은 지난 2010년 기공식을 개최했으나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