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퍼레이드 2018 : 깨무는 칸들> 전시회 포스터.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만화라는 장르에서 ‘칸’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때 쓰는 장치다. 도형적으로는 사각형의 ‘칸’을 떠올리지만, 형태의 의미보다는 만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 시간을 작가 고유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비정형의 모듬이다. 작가의 작품 세계를 가장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칸’을 통해서다. 건축가가 칸을 나눠 건물을 짓는 것처럼 만화 작가도 칸과 칸의 연결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간다.
만화 작가들의 ‘칸’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2월10일부터 3월4일까지 서울 ‘탈영역 우정국(옛 창전동 우체국)’에서 <칸 퍼레이드 2018 : 깨무는 칸들>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신명환, 유창창 등 만화 작가 23명이 참가한다. 웹툰 시대를 살고 있는 만화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전시를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키워 온 자기 나름의 ‘칸’을 보여준다. 또 작가 각자가 가진 만화체의 다양함과 차별성을 소개한다.
전시회를 기획한 신명환 작가는 “저마다 다른 창작자의 경험과 의도로 이뤄진 세계가 빈 ‘칸’을 채우고 칸과 칸들이 만들어내는 세상 속에서 독자는 칸들이 주는 자극을 즐기게 된다. 관람객에게 작가의 개성넘치는 칸들이 깨물어 자극을 주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깨무는 칸들’이라는 부제는 너무 귀여워서 견딜 수 없는 대상을 마주했을 때 ‘깨물고 싶어하는 심리’적 반응을 의미하는 셈이다.
전시 기간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무료다. 이번 전시회는 진흥원에서 지원하는 ‘2017 국내 만화 전시 및 프로모션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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