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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90일 앞…‘골리앗’에 도전하는 ‘다윗’들

등록 2018-03-16 05:03수정 2018-03-16 07:37

6월 지방선거 기초단체장은 226명
진보정당 남성후보는 지역구도와 거대정당 이중벽 극복해야 당선
진보정당 여성후보는 여성에 대한 편견의 벽까지 넘어야 하는 악조건
7전8기, 5·18 마지막 수배자 조카 등 이색 후보도 눈길
배진교(49·정의당·전 인천 남동구청장) 인천 남동구청장 예비후보
배진교(49·정의당·전 인천 남동구청장) 인천 남동구청장 예비후보
6월13일 치르는 7대 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를 90일 앞둔 15일 현재,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수장(시장·구청장·군수)에 도전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한 출마자는 627명이다. 2.7 대 1 경쟁률이다.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까지 더하면 경쟁률은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출사표를 던진 소수정당 후보들은 지역 구도와 거대 정당 이중벽을 넘어서야 한다. 여성 후보들은 여기에다 여성에 대한 편견의 벽을 넘어야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이런 ‘다윗’ 후보들이 ‘골리앗들’을 넘어뜨리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비유될 만큼 어렵다. 하지만 그들은 도전하고 있다. 안도현 시인이 쓴 동화 <연어>에 나오는 은빛 연어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높은 폭포를 선택’하는 것처럼.

김진영(53·정의당·정의당 울산시당 위원장) 울산 북구청장 예비후보
김진영(53·정의당·정의당 울산시당 위원장) 울산 북구청장 예비후보
8년 만에 진보정당 기초단체장 나올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진보정당 후보가 처음 당선된 때는 2002년 3회 지방선거였다. 민주노동당에서 2명이 당선됐다.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한 명도 없었다가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 3명이 나왔다. 야권 단일후보였다.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명도 뽑히지 못했다. 이번 7회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당선될 것인지가 관심사다.

민선 5기 인천 남동구청장을 지낸 배진교(49) 정의당 예비후보가 4년 만에 재선 도전에 나선다. 배 후보는 2010년 민주노동당 간판을 달고 당선된 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간판으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장석현(62·자유한국당) 현 구청장에게 1217표 차이로 졌다. 이번 지방선거도 녹록지 않다. 5·6회 지방선거 때는 보수·진보후보 맞대결 구도였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상 후보 단일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이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경쟁도 더해지면서 다자대결 구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가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강진희(48· 민중당·울산 북구의회 부의장) 울산 북구청장 예비후보
강진희(48· 민중당·울산 북구의회 부의장) 울산 북구청장 예비후보
현장 노동자가 많이 사는 울산 북구와 동구는 진보·보수 성향 정당이 일진일퇴 공방전을 벌이는 곳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있는 북구는 울산이 1995년 광역시로 승격되고 처음 치른 2회 지방선거(1998년)부터 6회까지 자유한국당 뿌리인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와 진보정당 후보가 두 차례씩, 무소속 후보가 한 차례 당선됐다. 현대엔진 노동조합 부위원장 출신의 김진영(53) 정의당 울산시당 위원장과 울산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강진희(48) 민중당 예비후보가 ‘진보정치 1번지’ 회복을 외치며 박천동(52·자유한국당) 북구청장한테 도전장을 던졌다. 두 사람이 박 북구청장을 이기려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이재현(59·민중당·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울산 동구청장 예비후보
이재현(59·민중당·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울산 동구청장 예비후보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는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가 두 차례, 진보정당 후보가 한 차례, 무소속 후보가 두 차례 당선됐다. 현대엔진 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의 이재현(59) 민중당 예비후보가 권명호(57·자유한국당) 동구청장에 맞선다. 이 예비후보가 앞서 무소속과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나와 두 차례 동구청장에 당선된 정천석(66)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해 단일후보가 되면 동구는 2002년 이후 16년 만에 진보정당 구청장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윤난실(52·민주당·전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장) 광주 광산구청장 예비후보
윤난실(52·민주당·전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장) 광주 광산구청장 예비후보
이색 후보자 광주 광산구청장에 도전하는 윤난실(52) 민주당 예비후보는 ‘5·18 광주민중항쟁 마지막 수배자’였던 고 윤한봉 선생의 조카다. 광주에서 유일한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자인 그는 “지방이 강한 나라를 만드는 광주 첫 여성 구청장이 되겠다”며 시민을 만나고 있다. 그는 광주교대를 자퇴한 뒤 현장에서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가 2002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광주시의원에 당선됐다. 2010년 진보신당 후보로 광주시장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장으로 일하면서는 맞벌이 부부 아이에게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아동보호사라는 여성 일자리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석영철(54·민중당·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 경남 창원시장 예비후보
석영철(54·민중당·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 경남 창원시장 예비후보
경남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석영철(54)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른바 ‘위장취업자’였다. 서울 출신인 그는 1982년 고려대 심리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을 하다 1985년 2학기 때 구속되면서 제적됐다. 1987년 감옥에서 나온 뒤엔 학교가 아닌 노동 현장으로 갔다. 대학은 2009년 가을에야 졸업했다. 8년 동안 현장 생활을 한 뒤 민주노총 경남본부 1~3대 사무처장과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사무처장,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전과가 6건으로 늘어났다.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경남도의원에 당선됐다. 경남도의회 야권 도의원 모임인 민주개혁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그는 진주의료원을 강제폐업하려는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에 맞서 싸우는 등 소수정당 도의원으로 맹활약했다.

김진석(54·민중당·민중당 울산시당 부위원장) 울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김진석(54·민중당·민중당 울산시당 부위원장) 울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울산 남구청장에 도전하는 김진석(54) 민중당 울산시당 부위원장은 7전8기에 도전한다. 그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지방선거에 네 차례, 국회의원선거에 세 차례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울산의 경제 중심지이자 정치 비중이 큰 곳으로 평가받는 남구는 그가 출마한 지난 일곱 차례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뿌리인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김 부위원장은 “일곱 차례 낙선했지만 한 번도 실망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것은 변화를 갈망하는 수많은 민중과 남구 주민이 있기에 가능했다. 새로운 변화와 진정한 희망을 만들기 위해 지방선거에 다시 도전한다”고 밝혔다. 그가 여덟 차례 도전 만에 남구에 진보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까.

배지영(41·민중당·민중당 부산시당 남구수영구위원회 위원장)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배지영(41·민중당·민중당 부산시당 남구수영구위원회 위원장)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철옹성에 도전하는 후보들 부산 남구청장에 도전하는 배지영(41) 민중당 예비후보는 부산에서 자유한국당 쪽이 아닌 첫번째 여성 기초단체장이 되려고 한다. 하지만 지역 구도와 거대 정당, 남성 경쟁자란 ‘골리앗들’과 동시에 싸워야 고지에 오를 수가 있다. 그는 15일 현재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8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후보다.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후보와 맞서는 것도 벅차지만 부산 남구가 부산에서 자유한국당 텃밭 중의 텃밭이라는 점이 더 힘겹다. 또 다른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현정길(55) 예비후보와도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현정길(55·정의당·부산노동자협동조합 이사장)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현정길(55·정의당·부산노동자협동조합 이사장) 부산 남구청장 예비후보
문영미(52·정의당·인천시 남구지역아동센터 대표) 인천 남구청장 예비후보
문영미(52·정의당·인천시 남구지역아동센터 대표) 인천 남구청장 예비후보
인천시 남구청장에 도전장을 낸 문영미(52) 정의당 예비후보도 거대 양당과 10여명의 남구청장 남성 후보들과 싸워야 한다. 그는 남구의회에서 내리 3선(5~7대)을 한 구의원이다. 남구지역아동센터 대표로 활동하며 5대 구의회에 입성한 뒤 12년 동안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 이 선거구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는 지난달 7일 문 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신던 노란색 운동화를 문 후보에게 선물했다. 문 후보의 당선을 염원하는 정의당의 간절함을 반영한 것이다.

한병옥(47·정의당·정의당 정읍시위원회 위원장) 전북 정읍시장 예비후보
한병옥(47·정의당·정의당 정읍시위원회 위원장) 전북 정읍시장 예비후보
전북 정읍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한병옥(47) 정의당 정읍시위원회 위원장도 거대 양당과 지역 구도라는 이중의 벽과 싸워야 한다. 그는 2004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바로 귀향해 풀뿌리 정치를 시작했다. 주변에서 민주당 선택을 권했지만 정의당을 택했다. 안도현 시인이 쓴 동화 <연어>에서 나오는 내용이 마음을 굳히게 했다고 한다. 그는 “은빛 연어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높은 폭포를 선택하는 것처럼 나도 호남에서 진보정당의 깃발을 당당히 꽂고 싶다”고 말했다. 124년 전 동학 농민군이 바랐던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은 이뤄질까.

부산 광주 전주 창원 인천/김광수 정대하 박임근 최상원 이정하 기자kskim@hani.co.kr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91일 앞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인쇄소에서 관계자들이 선거 홍보 현수막을 점검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91일 앞둔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인쇄소에서 관계자들이 선거 홍보 현수막을 점검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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