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마지막 남은 성매매집결지인 속칭 ‘옐로하우스’
20일 인천시 남구 숭의동 숭의역 주변 골목에 들어서자 문과 벽면이 노란 낡은 업소들이 보였다. 인천에 남아 있는 마지막 성매매집결지인 속칭 ‘옐로하우스’다. 1970년대 미군 부대에서 노란색 페인트를 얻어다가 외벽을 칠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입구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발걸음을 움츠러들게 했다. 문을 연 업소도 한두 곳 눈에 띄었다.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뒤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건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오피스텔과 자동차 정비소 등에 둘러싸인 이 곳은 2000년대 성매매업소가 90여곳에 달할 정도로 많았지만, 현재 10~15곳가량만 남아있다.
남구 학익동의 속칭 ‘끽동’이 2007년 철거되면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도심 속 흉물’ 옐로우하우스도 연내 폐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일대가 ‘숭의1 도시환경정비구역’에서 풀리면서 전체 터 1만7500여㎡, 지상 40층, 75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사업에 탄력이 붙었기 때문이다.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고, 어린이·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2006년부터 정비사업이 추진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장기간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해 정비구역을 해제하고 주민 중심의 주택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남구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11월 지역주택조합 설립 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현재 심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조합원 자격 심사를 거쳐 상반기 중 조합 설립 인가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 설립 인가를 받으면 건축 승인과 보상 등 절차를 거쳐 연내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에 마지막 남은 성매매집결지인 속칭 ‘옐로우하우스’
남구는 또 옐로하우스의 성매매 종사자들에 대한 자활대책도 마련했다. ‘남구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가 지난 19일 구 의회를 통과했다. 이 조례는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생계 유지, 주거 안정, 직업 훈련 등 비용을 지급하고, 이들의 자활을 지원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구는 주거비와 직업훈련비 등으로 종사자 1인당 22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시행 규칙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행 규칙과 예산이 마련되면 올 하반기부터 지원된다.
남구 관계자는 “옐로하우스를 포함해 역세권 주변 지역에 대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연내 옐로하우스도 완전히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