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19일 인천 남구 시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교흥 예비후보 선거캠프 제공
6·13인천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예비후보(전 국회 사무총장)가 공식 출마 선언장에서 일본 메이지유신 때 사무라이 정신을 인용해 결집을 소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후보는 19일 인천 남구 시민공원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문을 읽은 김 후보는 참석자들에게 “일본 메이지유신 때 사무라이(무사) 106명이 어떤 선언을 했냐면 ‘탈번을 하자’, 번은 지역이다, 지역을 넘어서자(고 했다). 두번째는 태어난 날짜와 시간은 다르지만 개혁을 위해서 우리가 함께 죽자(고 했다). 이 두 가지 선언 속에서 오늘날의 일본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19세기 후반 일본에선 하급 사무라이들이 중심이 돼 당시 지배세력이던 바쿠후(막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유신을 성공시켜 근대화의 길로 나아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오늘 이 자리에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100명 이상이 함께 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똘똘 뭉쳐 이제 인천이 대한민국 수도권의 일부가 아니라 인천이 독립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발언을 두고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세기 말부터 정한론(조선정벌론)을 제기하고, 결국 1910년 조선을 강제로 합병한 일본 제국주의를 본받자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정구 인천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인천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들을 동원해 부평 조병창을 운영하는 등 식민지 백성의 아픔이 서려 있는 도시다. 당원들에게 단결하자는 말을 하기 위해 굳이 일본의 사무라이를 인용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로 한-일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 정치인도 “역사와 관련한 비유를 할 때는 그 배경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 발언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쪽은 “인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인천을 수도권의 중심으로 성장시키는 데 후보들과 당원들이 똘똘 뭉쳐 함께 하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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