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까지 운반 의뢰를 받은 3억원대 금괴를 인천국제공항에서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금괴 운반 아르바이트생 ㄱ(27)씨와 ㄴ(28·여)씨 등 남녀 4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아르바이트생 모집책 ㄷ(25)씨 등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ㄱ씨 등 남녀 4명은 지난 6일 정오께 인천공항 환승 구역에서 한국인 무역업자 ㄹ(32)씨가 홍콩에서 산 1㎏짜리 금괴 7개(시가 3억5000만원 상당)를 건네받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ㄷ씨는 금괴를 일본 후쿠오카까지 운반해 주면 1인당 사례비 100여만원씩을 주겠다는 ㄹ씨의 제안을 받자 평소 알던 ㄱ씨 등과 짜고 범행했다.
ㄱ씨 등은 금괴가 든 여행용 가방을 미리 준비한 같은 모양의 가방과 바꿔치는 수법으로 금괴를 빼돌렸다. 이들은 실제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의뢰인의 신고로 범행이 발각됐다. 일본은 여행객 1인당 금괴 3~4㎏까지 반입을 허용, 통상 홍콩에서 금괴를 사서 일본에서 팔면 10%(1㎏ 금괴 1개당 500만원)가량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금괴 무역상들이 홍콩에서 금괴를 산 뒤 많은 양을 나눠 갖고 일본으로 입국하기 위해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 곧바로 일본으로 금괴를 가져가면 관세를 내야 하지만, 한국을 거쳐 여러 명이 금괴를 나눠 갖고 들어가면 적발되지 않는 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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