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들 “교실엔 공기청정기” 합창

청원 폭주 학부모 요구에 응답
체육관 건립·경보시스템 등 공약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을 보인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마스크 쓰고 등하교하기’, ‘체육 시간엔 교실에서 자습하기’…. 미세먼지 시대의 학교 모습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는 “아이들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설치해달라”는 청원 글이 300여건 올라와 있고, 수만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지난 27일부터 대기환경 ‘나쁨’ 기준이 m³당 51μg(마이크로그램)에서 36μg으로 강화되면서 앞으로 학교 야외활동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실내 체육수업이 가능하도록 체육관 건립과 실내 공기청정기 설치 등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수도권 교육감 후보자들도 앞다퉈 미세먼지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구희현 4·16교육연구소 이사장은 ‘교실마다 공기청정기 설치’를 공약했다. 그는 “예산 부족 타령하지 않고, 당선되면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당장 설치하겠다”고 했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인 송주명 한신대 교수와 임해규 경기교육포럼 대표는 교실마다 공기청정기 설치 외에도 학교별 체육관 건립, 학교별 미세먼지 경보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은 기업 협력을 통한 각 학급 공기청정기 설치와 학교별 미세먼지 측정망 설치 등을 내놓았다.

앞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20개 초등학교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지난 겨울방학 때 36억원을 들여 산업단지와 큰길가 주변 등 대규모 공기오염지역을 중심으로 공기청정기와 기계환기설비 등을 시범 설치해 이달부터 운영 중이다. 또 유치원에는 47억원을 들여 공기정화장치를 올해 설치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놓은 ‘휴교 권고’에 대해 입장을 같이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모든 학교에 한 번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기에는 예산 부족 등의 한계가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4파전이 예상되는 인천시교육감 후보들은 조직 정비를 마친 뒤 미세먼지 저감 대책 관련 공약 마련에 바쁜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 성향 단일후보로 선출된 도성훈 전 동암중 교장, 중도로 분류되는 박융수 전 인천시 부교육감,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최순자 전 인하대 총장과 고승의 전 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 등이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나선다. 이정하 홍용덕 남은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