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기 이후 근현대 인천에서 활동하거나 정착했다가 숨진 외국인의 묘지를 통해 격동의 인천사를 돌아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인천시 시립박물관은 24일부터 10월28일까지 작은 전시실에서 ‘낯선 땅에 잠들다’ 전을 개최한다. 외국인묘지와 그곳에 묻힌 사람들의 흔적을 재조명함으로써 개항 시기 격동의 인천사를 들여다본다는 취지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인천 연수구 청학동 외국인묘지를 인천가족공원으로 이전하던 중 수습된 선교사 앨리 랜디스의 십자가 장신구가 최초로 공개된다. 또 개항기 전후, 근현대 인천에서 활동하거나 정착했다가 사망한 외국인 66명의 묘와 관련된 사진 등도 전시된다.
앞서 인천시립박물관은 이들 외국인의 삶의 궤적을 추적, 이들이 언제, 어떤 이유로 왔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구체적인 생애사를 수록한 인천 외국인 묘지 조사 보고서를 펴낸 바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근대 인천 외국인묘지의 탄생과 이전을 통해서 근대 변모하는 인천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타향에 묻힌 외국인들을 애도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외국인묘지는 제물포 조계지를 중심으로 일본인·중국인묘지·기타 국가별 묘지가 조성됐다. 이 묘지들은 망자를 추모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조계지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됐다. 역사적인 사건들과 함께 묘지도 여러 차례 이전됐고, 현재는 인천가족공원에 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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