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인천시 부평구 부평대로에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서해5도 한반도기’가 게양돼 있다. 사진 평화도시만들기 인천네트워크 제공
‘2018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접경지역인 인천에서도 ‘한반도 평화의 봄’을 염원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인천지역의 24개 시민단체로 꾸려진 ‘평화도시만들기 인천네트워크(이하 인천평화넷)’는 지난 24일 부평대로에 ‘서해5도 한반도기’ 거리를 만들었다. 서해5도 한반도기는 기존 한반도기에 독도와 서해5도를 추가로 새겨 넣은 것이다. 시민들이 개인적으로 5천원씩 내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직접 제작했다. 부평역~부평구청까지 2㎞ 남짓 거리에 135개가 게양됐다. 시민들은 ‘남과 북의 만남은 평화와 통일의 시작’, ‘서해평화! 한반도 평화! 가자~ 원 코리아!’ 등 다양한 문구를 한반도기에 담았다.
인천평화넷은 또 25일부터 회담이 열리는 27일까지 부평역·주안역 등 인구밀집도가 높은 곳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평화문구만들기, 평화도시인천만들기 조례제정 서명 운동, 서해5도 한반도기 스티커 배포 등의 캠페인도 벌인다.
대북 접경지역인 서해5도 어민들은 4월 초부터 태극기와 함께 서해5도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조업하고 있다. 사진 서해5도 생존과 평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 제공
대북 접경지역인 서해5도 어민들은 이달 초부터 태극기와 함께 서해5도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조업하고 있다. 서해5도는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의 잇따른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릴 정도로 안보를 위협받는 곳이다. 서해5도 한반도기 게양은 안전한 조업과 서해 어장 확장 등 평화수역에 대한 어민들의 염원이 담긴 것이다. 박원일 서해5도 생존과 평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 간사는 “서해5도의 군사적 긴장감 해소와 평화 모드 조성을 위해 남북공동어로구역을 지정하고, 해상파시(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시장)를 통해 경제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를 비롯해 인천시교육감 후보 등은 ‘살아있는 평화교육의 장’이 될 남북정상회담이 초·중·고교 교실에 생중계되도록 하자고 시교육청에 제안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미 일선 학교에 학교장의 자율에 따라 생중계 시청할 수 있도록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다만, 인천시교육청은 학교장의 권한에 해당하므로, 별도로 권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도 평화 기류에 맞춰, 중단된 남북교류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시는 2015년 2월 인천유나이티드 에프씨(FC)와 평양4·25축구단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끊긴 스포츠 교류를 재개하기 위해 통일부의 접촉 승인을 받아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민간교류사업을 협의하고 있다. 또 올해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한국역사학회 등과 공동으로 남북 역사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학술회의 개최 등도 준비 중이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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