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와 인천평화복지연대는 8일 인하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의 인하대 지배구조 청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제공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총수 일가 퇴진 운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하대 동문과 인천지역 시민단체도 한진그룹의 인하대 지배구조 청산에 나섰다.
인하대총학생회동문협의회와 인천평화복지연대는 8일 인하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진그룹의 갑질 경영은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도 똑같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제멋대로 총장 선임과 이사회의 과도한 학교경영 간섭,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부정편입학, 한진해운 채권투자로 인한 교비 130억원 손실 등 갑질과 부정이 계속됐다. 따라서 인하대가 한진그룹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퇴진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하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그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조 사장은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1998년 인하대 3학년으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학점이 기준에 미달하는데도 부정 편입학한 사실이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드러나 관련 교직원이 징계를 받았다.
시민단체는 인하대 학생, 교수, 교직원, 총동창회가 참여하는 대책기구를 구성해 한진그룹에 의한 지배구조가 청산되도록 공영형 사립대 등 새로운 대학 운영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조 사장의 정석인하학원 이사직 사임과 한진그룹 관계자의 이사진 배제, 민주적 총장 선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에 특별감사도 요구할 방침이다.
앞서 인하대 교원 750명이 가입한 교수회도 지난달 25일 성명을 내고 “인하대는 명령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제왕적 이사장이 이끄는 기형적 리더십이 지배해왔다. 총장 선출 절차의 공정성과 민주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인하대 이사진은 교육부 규정을 준수해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장 선출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명돼왔다. 조원태 사장도 내부 심의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으므로 부정 편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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