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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상무대 영창, 감금·고문 상징서 5·18 기억공간으로

등록 2018-05-15 14:43수정 2018-05-15 19:23

5·18기념문화센터 ‘5·18영창특별전’에 시민들 관심
5·18 시민군들 영창 경험 이야기…고문 현장 공개
5·18 시민군으로 동참해 큰 아픔을 겪었던 김선옥(60)씨의 이야기를 담은 진실의 방에서 관람객들이 꽃그림을 보고 있다. 정대하 기자
5·18 시민군으로 동참해 큰 아픔을 겪었던 김선옥(60)씨의 이야기를 담은 진실의 방에서 관람객들이 꽃그림을 보고 있다. 정대하 기자
“숟구락 세번 뜨면 밥이 없어요. 국물도 쌀짝 찌끌어만 주고…”

5·18민주유공자 김상집(63)씨는 지난 12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옛 상무대(육군 군사교육시설) 영창에서 관람객 30여명에게 5·18 당시 겪었던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김씨는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가 붙잡혀 교도소로 이감될 때까지 5개월 동안 영창에서 고초를 겪었다. “방이 좁아 취침할 땐 뒷사람의 허벅지를 베고 잤어요. 각 방마다 화장실이 한 개 밖에 없었어요. 한 방 120명이 이용하려면 8시간이 걸려요.”

5·18민주유공자 김상집(63)씨가 지난 12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옛 상무대(육군 군사교육시설) 영창에서 5·18 당시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정대하 기자
5·18민주유공자 김상집(63)씨가 지난 12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옛 상무대(육군 군사교육시설) 영창에서 5·18 당시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정대하 기자
5·18민주화운동 당시 잔혹한 고문을 자행했던 옛 상무대 영창이 5·18 역사 기억공간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5·18 당시 법정, 영창 등을 재현한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이 진행돼 온 이 곳에서 특별한 전시이벤트가 마련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커졌다.

광주시 5·18기념문화센터는 옛 상무대 영창에서 ‘5·18영창특별전-스물 세 개의 방 이야기’전을 22일까지 이어간다. 이 곳엔 당시 헌병대 사무실과 내무반, 영창, 법정 등 7곳의 장소를 23공간으로 구성해 주제별로 사진과 영상 등이 전시돼 있다. 관람객들은 민주인사들을 취조했던 헌병대 본부사무실과 이들을 가뒀던 영창, 물고문이 자행됐던 식당 등을 관심있게 둘러봤다. 5·18 시민군으로 동참해 큰 아픔을 겪었던 김선옥(60)씨의 이야기를 ‘무너진 스물 세 살의 꿈’이라는 주제로 담은 진실의 방도 관람객들이 오랫동안 머무르는 전시공간이다. 인천에서 온 김학주(48)씨는 “5·18 관련 기록을 당시 고문 등이 자행됐던 현장에서 접하니 울림이 더 크다”고 말했다.

광주시 5·18기념문화센터가 여는 ‘5·18영창특별전-스물 세 개의 방 이야기’전(10~22일)이 열리는 옛 상무대 영창. 정대하 기자
광주시 5·18기념문화센터가 여는 ‘5·18영창특별전-스물 세 개의 방 이야기’전(10~22일)이 열리는 옛 상무대 영창. 정대하 기자
광주 505보안부대(쌍촌동)와 국군통합병원(화정동) 등 5·18의 고문의 상흔이 남아 있는 곳도 5·18 기억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옛 505보안대 터는 이 부대가 2005년 11월 31사단으로 이전한 뒤 8동의 건물이 빈 채로 남아 있다. 광주시는 2016년 옛 국군광주병원(5·18사적지 23호)과 옛 505보안부대(5·18 사적지 26호)를 체험과 역사교육 공원으로 만드는 조성계획을 고시한 바 있다.

5·18 당시 민주인사들을 혹독하게 고문했던 광주 505보안부대(쌍촌동)도 기억공간으로 꾸며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엄수경 사진가 제공
5·18 당시 민주인사들을 혹독하게 고문했던 광주 505보안부대(쌍촌동)도 기억공간으로 꾸며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엄수경 사진가 제공
임종수 5·18기념문화센터 소장은 “민주인사들이 고문당했던 옛 상무대 영창이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어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광주505보안부대 지하실 고문 현장도 복원하고 전시 이벤트를 통해 5·18 기억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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