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 소속 선수 2명이 만취한 여성을 호텔방에서 성폭행했다는 112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프로야구 구단 소속 선수 2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 신고는 이날 새벽 5시21분께 피해 여성의 친구라고 밝힌 여성 ㄱ씨가 한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친구가 이날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
ㄱ씨는 경찰 출동 당시 피해 여성과 함께 있었으며, 가해 남성으로 지목된 프로야구구단 넥센히어로즈 투수 조상우(23)씨와 포수 박동원(28)씨는 다른 호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두 선수는 에스에이(SK)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인천을 찾았다가 해당 호텔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제3자가 신고한 상황이어서 이날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를 통해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 피해 여성은 해바라기센터에서 “야구선수 2명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선수가 피해자와 피해자의 친구 ㄱ씨와 함께 술을 나눠마시다가 피해자가 만취해 자리를 옮기자 뒤따라가 차례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조씨 등은 출동한 경찰에 구두로 성폭행 혐의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피해자 진술 내용을 확보한 뒤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씨 등 2명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호텔 내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사건 당시 정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해바리기센터에서 피해자 진술 및 증거 확보를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며 “조사 시작단계여서 사건 경위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조씨와 박씨에게 참가활동(직무) 정지 조처를 내렸다. 넥슨 히어로즈도 1군 엔트리에서 이들을 제외했다. 조씨와 박씨는 구단 쪽에도 “강압·폭력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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