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인천항에 정박한 5만t급 화물선에서 난 불이 67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소방당국은 화물선의 폐쇄형 구조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소방본부는 24일 오전 5시5분께 파나마 국적 화물선 오토배너호(5만2224t급) 내부 불길을 모두 잡아 진화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전 9시39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항 1부두에 정박해 있던 이 화물선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67시간 만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마지막으로 불씨가 남아 있던 화물선 내 13층 갑판 선미 쪽 진화작업을 마무리했다. 불은 13층 높이의 화물선 11층 선수 부분에 적재된 한 중고차에서 시작돼 12~13층으로 옮겨붙어 피해가 컸다. 이 불로 화물선에 선적된 중고차 2438대 중 1460대가 탔다. 화재 첫날 5000여개의 타이어가 타면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남동풍을 타고 10㎞ 떨어진 연수구·남동구 일대까지 퍼져 200여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감식에는 최소 1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선체 측면에 18개의 구멍을 내 열기와 짙은 연기를 배출시키고, 동시에 선미를 통해 화재진압을 펼쳐 완전히 진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해양경찰서도 오토배너호와 차량 선적 업체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지난 3월6일 오만에서 발생한 머스크호남 선박화재 당시 완전 진압까지 한 달여가 소요된 사례가 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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