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을 받는 넥센 히어로즈 조상우 선수가 경찰 조사에 앞서 야구팬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조씨는 이날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인정하지 않습니다. 성폭행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넥센 히어로즈 조상우(24) 선수가 28일 경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는가’란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남동경찰서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조씨는 이날 오전 10시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경찰서를 찾았다. 검은색 양복 차림의 조 선수는 ‘합의한 성관계였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조사에 성실하게, 정직하게 임하겠다. 조사에서 사실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야구팬들에 정말 송구스럽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50분께 경찰서를 찾은 박동원(28) 선수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넥센 구단 원정 숙소인 인천 남동구 베스트웨스턴 인천로얄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날인 22일 인천에서 에스케이(SK)와이번스와 경기를 마친 뒤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ㄱ씨의 소개로 피해 여성과 만나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인천 남부경찰서에서 소환 통보를 받은 박동원 선수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23일 새벽 5시21분께 “친구가 성폭행을 당한 것 같다”는 ㄱ씨의 112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를 통해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두 선수가 피해자와 피해자의 친구 ㄱ씨와 함께 술을 나눠 마시다가 피해자가 만취해 자리를 옮기자 뒤따라가 차례로 범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피해 여성도 경찰이 의심하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 여성이 범행 장소로 지목한 호텔 객실 복도 내부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조씨와 박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피해자 진술과 대조해 진술의 신빙성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조씨와 박씨에게 참가활동(직무) 정지 조처를 내렸다. 넥센 히어로즈도 1군 엔트리에서 이들을 말소했다.
글·사진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