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공사 현황도. 수도권매립지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6·13지방선거를 2주 앞둔 가운데,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인천 서구청장 선거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후보들의 입장이 확연하게 달라 유권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인천시와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로 구성된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는 2015년 유정복 당시 인천시장의 제안으로 수도권매립지공사(SL공사) 관할권을 인천시로 이관해 지방공사화하기로 합의했다. 2016년 말 매립이 종료될 예정이었던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전체면적 1685㎡) 사용 기간을 대체 매립지 확보 때까지 연장하는 대신, 매립이 끝난 1·2매립장과 환경부 산하 에스엘공사를 인천시 관할의 지방공사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에스엘공사 관할권을 두고 여·야 서구청장 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역 주민도 조속한 매립 종료를 요구하는 쪽과 공사 관할권 이관을 원하는 쪽으로 나뉘어 서로 날을 세우고 있다.
에스엘공사 사장을 지낸 이재현(58)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인천시로 이관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후보는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의 매립 종료 시한도 정하지 않고, 사용 기간 연장에 합의하면서 영구매립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인천시가 재협상을 통해 매립지를 확보하고, 수도권매립지의 종료 시점을 확정해야 한다. 에스엘공사의 소유권 이관도 적자 해결 방안이 없는 상황이어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재선 도전에 나선 강범석(52) 자유한국당 후보는 공사 관할권을 인천시로 이관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 2015년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가 합의한 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후보는 “환경부에서 공사 권한을 갖고 있어 인천시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공사의 소유권을 넘겨받아 인천시의 통솔 아래에 두어야 매립 종료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후보의 찬·반 입장은 인천시장 선거에서 맞붙은 박남춘 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한국당 후보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지난 28일 열린 <한국방송>(KBS) 토론회에서 유 후보는 “자산가치 5000억원 규모의 에스엘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해야 관련 정책을 주도할 수 있다. 에스엘공사는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는 “에스엘공사의 흑자는 수년 전 탄소배출권 거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었다. 적자를 예상하는 분석도 있다. 매립지 문제는 대체부지를 확보해야 끝나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후보와 김응호 정의당 후보도 유 후보를 겨냥, “매립 종료 시한을 확정하지 않은 연장 합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