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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민주당은 왜 제주지사 선거에서 참패했나

등록 2018-06-14 19:57수정 2018-06-15 11:04

[현장 민심을 듣다] 제주
제주 도의원 선거에선 민주당 석권, 정당 득표율도 54%
당내 경선 갈등 극복 못하고 후보자질 논란으로 참패
“당내 분열되면 차기 총선에서도 어떤 결과 나올지 몰라”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가 14일 오전 도지사직에 복귀하면서 도청 로비에서 환영하는 공무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허호준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가 14일 오전 도지사직에 복귀하면서 도청 로비에서 환영하는 공무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허호준 기자
“도민들의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봐요. 과거 공무원 줄세우기로 비판을 받던 사람(우근민 전 지사)과 같이 한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는 게 말이 됩니까? 민주당이 도민의 정서를 못 읽었다고 봐요.”

14일 오전 제주시 연동 한라병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일두(50)씨는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참패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제주시 이호동에서 자영업을 하며 민주당원이기도 한 오영태(55)씨도 지역 민심이 돌아서는 과정을 지켜봤다.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텔레비전 토론회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말하기가 안쓰럽지만 문 후보가 준비가 부족했어요. 당내 갈등도 한몫했고요.”

국회의원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여온 제주지역이지만 이번 제주지사 선거에서는 문대림 민주당 후보가 원희룡 무소속 당선자에게 11.71%포인트 차로 크게 뒤졌다. 문 후보의 자질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는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부동산개발업체 임원 경력과 골프장 명예회원이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 여론이 악화했다.

당내 경선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것도 선거 내내 문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경선 경쟁자였던 김우남 전 의원은 선거일 엿새 전인 7일에야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이미 등 돌린 지지자들을 되돌리기엔 무리였다. 김 전 의원의 고향인 제주시 구좌읍에서도 원 후보가 문 후보를 배 이상 차이로 앞섰다.

선거전략도 문 후보 진영이 뒤졌다. 문 후보 쪽은 여당 후보이면서도 텔레비전 방송 연설을 하지 않고 광고만 했다. 인터넷 주요 포털에 광고도 띄우지 않았다. 방송광고는 1분짜리이고, 방송연설은 10분짜리다. 방송 관계자는 “중요한 시기에 시청률이 13%가 넘는 방송연설을 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만난 이인영(45·제주시 화북동)씨는 “도전자가 선거에서 이기려면 참신성과 도덕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문 후보가 해명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선거전략이나 조직도 없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무원 김아무개(45)씨는 “젊은층이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지 못하는 등 선거전략에서 너무 밀렸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 쪽은 “경선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반면 원 후보는 우근민 전 지사의 지원을 받은 문 후보 쪽을 적폐세력으로 몰았다. 제주참여환경연대 관계자는 “난개발 책임이 있는 우 전 지사 진영이 문 후보 뒤에 있어서 문 후보 손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우 전 지사 쪽 인사들은 원 후보 진영에도 있었지만, 문 후보 쪽은 이에 대응하지 못했다.

원 후보의 ‘인물론’이 먹혔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지지자인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김성주(56)씨는 “문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비서관까지 지내 깨끗하다고 생각했는데 자잘한 것에 욕심낸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 인물론에서 밀렸다. 주위에서도 원희룡이 인물은 똑똑하지 않으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화보]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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