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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공원의 민족공원화, 노무현 정부가 처음 시도했다

등록 2018-07-06 04:59수정 2018-07-06 10:21

효창공원을 독립공원으로 ④ 참여정부의 민족공원화 구상
2005년 효창공원 민족공원화 계획 조감도. 국가보훈처 제공
2005년 효창공원 민족공원화 계획 조감도. 국가보훈처 제공
효창공원 독립공원화 시도는 이미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됐다. 당시엔 국가 차원의 독립공원, 민족의 성지라는 위상과 시민과 주변 주민의 휴식 공원이라는 쓰임을 모두 갖추려 했다. 그러나 효창운동장이나 노인회중앙회, 반공위령탑처럼 독립공원 성격에 맞지 않는 시설물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어려움을 겪었다.

4일 <한겨레>가 국가보훈처로부터 제공받은 2005년 3월 ‘효창공원 민족공원화사업 예비구상’ 보고서를 보면, 당시 정부는 효창공원을 독립공원으로 개발해 △민족정기 성지화 △지역 주민의 휴식처 제공 △도시환경 개선 △건강한 생태계 확보 등에 기여하도록 계획했다.

13년 전 노무현 대통령 지시로
보훈처 ‘예비구상’ 보고서 내놔
‘지상 전역-지하 개발’ 안 마련

노후 효창운동장 철거 첫손 꼽혀
노인복지관·반공위령탑 이전 선열
묘역·백범기념관은 보존
체육시설·놀이터 등은 지하에

당시 가장 핵심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독립공원으로서의 정체성과 공원 기능에 맞지 않는 시설물의 이전이었다. 보고서는 “일제강점기 이후 공원 지정 및 해방 이후 효창운동장, 노인회중앙회, 반공위령탑 등 난개발”로 독립역사공원의 정체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철거 대상으로 검토된 시설은 효창운동장이다. 효창운동장은 독립공원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데다 1960년에 지어져 2005년에도 이미 노후한 시설로 평가됐다. 또 효창운동장과 효창공원 사이에 도로와 담장이 설치돼 효창공원 전체의 연속성과 통일감도 끊겼다고 지적받았다.

또한 보고서는 효창공원 서북쪽에 자리잡은 대한노인회중앙회와 노인복지관도 독립공원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고 시설이 노후했으며 이용객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이전 대상에 포함했다. 보고서는 이들 건물을 독립운동 관련 시설로 재활용하거나 공원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 김구 선생 묘소 뒤편의 반공위령탑과 남쪽의 원효대사 동상은 성역화와 경관에 대한 저해 요소이므로 각각 전쟁기념관과 용산가족공원·원효로로 이전할 것을 권고했다. 이밖에 배드민턴장과 어린이 놀이터, 체력단련장 등도 성역화와 경관 저해 요소로 지하화를 제안했다.

2005년 그렸던 효창독립공원의 모습은 애국선열에 대한 추모의 장, 독립역사 교육의 장, 도심공원, 휴게의 장 등 3가지 기능을 갖춘 곳이었다. 이에 따라 선열 묘역과 사적 시설, 백범김구기념관 등 성역화 지역은 반드시 보존하고, 기존 시설은 역사 교육과 편의 시설로 활용하며, 완충 지역은 성역화를 위한 기반시설을 유치하도록 했다.

5월16일 오전 하늘에서 내려다본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의 모습. 삼의사 묘역과 의열사 앞으로 효창운동장이 거대하게 들어서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5월16일 오전 하늘에서 내려다본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의 모습. 삼의사 묘역과 의열사 앞으로 효창운동장이 거대하게 들어서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그러나 효창운동장을 탁 트인 녹색광장으로 만들고 공원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들을 밖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은 당시 효창동 5번지 등 효창공원 주변 재개발계획을 수립중이던 서울시의 계획과 부딪쳤다. 따라서 보고서는 주변 주민들과 관련 단체의 반발을 예상해 공원 전체를 성역화하는 1방안과 운동장 스탠드를 남기고 일부를 성역화하는 2방안으로 나눠 검토했다.

1방안은 독립공원으로서 성역화를 완성하고 체계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시설의 철거로 관련 단체가 반발할 수 있는 단점도 예상됐다. 반면 2방안은 관련 단체 반발을 무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독립공원의 위상이 약화되는 게 단점이다. 지하 공간을 개발해 지상 공원의 기능을 보완하는 전시 및 교육, 학습 시설을 유치하고 철거되는 운동 시설을 보완하자는 제안은 재개발을 원하는 서울시와 절충안으로 마련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보고서가 제안한 지하 공간의 규모는 대안 A에서 1만2300평 규모이며, 대안 B는 8700평, 대안 C는 6000평, 대안 D는 3400평이다. 보고서는 이들 대안을 검토한 뒤 지상 공간은 전체를 성역화하고 지하는 대안 A를 우선 제안했다. 그러나 개발 명분, 사업 규모, 지역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대안 B, C, D 개발도 가능하다고 열어놓았다. 효창운동장을 대체할 운동장 부지가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였다. 당시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소 통계를 보면 면적 2만7641㎡, 좌석수 1만5194석인 효창운동장은 2001~2004년 4년 동안 축구대회와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등 행사로 해마다 120~180일씩 사용됐고, 또 축구 연습용 등으로 연 2만여명이 이용했다. 그래서 축구대회 등을 목동운동장과 잠실보조경기장 등 다른 운동장으로 분산하고, 축구 연습 이용객은 폐교된 수도여고나 금덕·금양초교, 배문중·고교 등 인근 학교로 흡수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당시 효창독립공원은 2006년에는 첫 삽을 떠서 2008년 새로 문을 여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서울시와 여러 단체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한 사업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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