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대한민국 민주 공화정 백년, 마침내 물줄기는 제 길을 찾았다. 한반도 대전환기를 맞게 됐다”
김자동(90)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이 내년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앞두고 발행한 <독립정신> 100호 기념 글에서 이렇게 썼다. 김 회장은 “우리는 3.1혁명의 거센 물줄기가 4.19혁명과 5월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1987년 6월항쟁을 거쳐 오늘날 촛불혁명까지 거세게 흐르는 것을 목격했다. 그것은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가를 밝히는 주권선언이었다”고 강조했다. 독립을 열망하던 3.1혁명의 정신이 박근혜 퇴진 운동으로 촉발된 촛불 혁명까지 닿아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는 또 촛불 혁명에 이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4.27판문점 남북정상회담. 6.12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진 역사의 흐름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임시정부 환국 이후 역사의 질곡은 뼈아팠다. 분단에 기생하는 세력이 우리 사회 주류로 자리 잡았고, 독재 권력이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그러나 선열들의 땀과 피로 일군 대한민국 민주 공화정 백년, 마침내 물줄기는 제 길을 찾았다. 한반도 대전환기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공화정을 바로세운 거대한 촛불의 힘으로, 평화를 향한 민족의 요구를 관철해 나가야 한다. 칠십여 년에 걸친 비극의 분단체제를 끝장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임시정부가 꿈꾼 나라’가 실현되기를 기대했다. 그는 “1941년 11월 임시정부는 삼균주의를 기본 이념 및 정책 노선으로 확정했다. 조소앙 선생이 주창한 삼균주의는 정치, 경제, 교육의 균등화였다. 보통선거제로 정권을, 국유제로 경제를, 국비 의무교육으로 교육을 가지런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임시정부의 꿈은 ‘오래된 미래’”라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확인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 인식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의 뿌리임을 확인하며 임시정부 백년이 바로 대한민국 백년임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은 임시정부가 표방한 민주공화정이 우리 사회의 좌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조선 때 명문가인 장동 김씨 김상용의 후손이며, 그의 할아버지인 동농 김가진, 부모인 김의한·정정화는 모두 독립운동가였다. 1928년 임시정부가 있던 중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1946년 귀국해 <민족일보>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5·16 쿠데타로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자 언론계를 떠났다. 2004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를 만들어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