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극지연구소 제공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19일 인천항을 출항해 77일 동안 북반구 극지연구를 수행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북반구 이상기후의 원인을 밝히고 미래가치를 찾기 위해 아라온호가 9개 나라의 다국적 연구팀을 태우고, 이날 인천항에서 출발해 77일 동안 북극연구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크로아티아, 독일, 영국, 러시아, 중국, 노르웨이 등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번 항해는 북극 공해상에서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되며,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따른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 수산자원의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 조사도 함께 이뤄진다.
1항차 연구팀(수석연구원 강성호)은 해빙이 가장 빠르게 줄고 있는 북위 79~80도 동시베리아와 척치해의 얼어붙은 바다에 캠프를 설치하고 해빙의 면적과 두께 변화, 생태계의 양상 등을 관측한다. 북극 해빙은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해 열 흡수를 줄이는 ‘기온조절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빙의 면적과 두께의 감소는 북극, 나아가 전 지구의 이상기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관측된 정보를 토대로 해빙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망(KAOS)’을 개발할 예정이며, 이는 해빙의 감소로 열리게 될 북극항로 시대에 북극을 항해하는 배들의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8월 말 알래스카에서 교체되는 아라온호 북극항해 2항차 연구팀(수석연구원 진영근)은 북극 바다 밑에서 일어나는 메탄방출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동시베리아해 해저에서 과학탐사를 실시한다. 북극해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메탄가스가 대량으로 방출되고 막대한 해저자원이 묻혀있는 지역이지만 접근 문제로 해저탐사가 이루어진 곳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2년 전, 아라온호의 첫 번째 동시베리아해 연구항해에서 전 세계 바다 평균값 보다 약 40배 이상 높은 해수층의 메탄농도를 관측했고 ‘불타는 얼음’ 가스하이드레이트와 ‘검은 황금’ 망간단괴가 이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것을 최초로 발견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에서 지원하는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 및 활용연구 (K-AOOS)’, ‘북극해 해저자원환경 탐사 및 해저메탄방출현상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아라온호 건조 이후 9번째 북극항해이다. 윤호일 극지연구소장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북극에서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출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