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이 폭염이 계속되는 8월 말까지 지역 경로당 83곳을 24시간 개방하고 냉방비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은 화천읍 상3리 경로당에서 김해룡 노인회장이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고 있는 모습. 화천군청 제공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 화천군이 지역 경로당을 24시간 전면 개방하고 냉방비도 전액 지원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천군은 폭염이 계속되는 8월 말까지 지역 경로당 83곳을 24시간 개방하고 냉방비도 전액 지원하겠다고 22일 밝혔다.
화천지역 경로당의 에어컨 보급률은 100%다. 이 때문에 여름철이면 경로당은 농촌 지역 노인들의 피서 명당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로당 운영시간이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어 저녁이 되면 노인들은 경로당을 떠나 각자의 집에서 뜬 눈으로 열대야를 견뎌야 했다.
화천군은 최근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노인 상당수가 냉방비 걱정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사용을 주저한다는 소식을 듣고 저녁 시간에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경로당을 24시간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경로당에서 주·야간 사용하는 에어컨 냉방비도 전액 화천군이 부담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낮에만 냉방비가 지원됐다.
화천군은 8월 이후에도 무더위가 이어지면 24시간 개방 조처를 연장하고, 올해 시범 시행을 거쳐 내년에도 폭염 시 경로당을 24시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화천군의 65살 이상 노인 인구는 4806명(2016년 12월 말 기준)으로 전체 인구(2만7000여명)의 17.8%에 이른다.
김해용 화천읍 상3리 노인회장은 “날이 무더워지면서 많은 노인이 늦은 시간까지 시원한 경로당에 모여 이야기도 하고 소일거리도 하면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집에서 냉방비가 아까워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지 않는 어르신이 많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르신들이 안전한 여름나기에 필요한 냉방비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천군은 7~8월 혹서기에 한해 노인일자리 참여자 근무시간도 급여 삭감 없이 현행 1일 3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 운영하고, 활동 시간대도 낮에서 아침으로 조정 탄력 운영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