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폭염으로 강원도 해수욕장의 피서객 수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올여름 동해안 93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모두 1846만7737명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243만7518명보다 17.7% 줄어든 수치로 올해 강원도가 목표로 잡은 피서객 2500만명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 강원도 동해안의 피서객 수가 2000만명을 넘지 못한 것은 2012년(1925만명) 이후 6년 만이다. 시·군별로 보면, 강릉만 유일하게 소폭 증가했을 뿐 동해, 속초, 삼척, 고성, 양양 등 5개 시·군은 피서객 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동해시는 176만7천명으로 지난해 363만7천명에서 51.4%가 줄어들었다.
피서객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연일 계속된 폭염 탓이 큰 것으로 환동해본부는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6일에는 강릉 등 동해안 일대에 태풍 루사 이후 가장 많은 시간당 최고 93㎜의 폭우가 쏟아져 침수 피해까지 일어나면서 피서객의 발걸음을 막았다.
피서객 급감이 폭염 탓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변하지 않는 해수욕장 운영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은 올해 폭염으로 낮 동안 피서객의 발길이 끊기자 밤 9시까지 ‘야간 해수욕장’을 열어 피서객을 불러들였다. 반면 강원도 해수욕장은 피서철 내내 오후 6시까지만 해수욕장을 열었다. 또 올해 폭염으로 해수욕객이 줄고 늦더위가 예상되자 경북 포항의 6개 해수욕장은 개장 기간을 1주일 연장했다. 반면 강원도는 지난 19일 일제히 문을 닫았다.
강원도 환동해본부의 한 관계자는 “야간에 해수욕장을 운영하거나 해수욕장 개장 기간을 늘리려면 군 부대 협의와 조명, 안전요원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올해 폭염은 예상치 못한 문제여서 미처 이런 준비를 못 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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