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부실·하자 투성이 ‘양우내안애’ 감리·설계업체 고발

조사 검토 결과, 설계·시공 감독 부실 확인
시 “양우건설도 정밀조사 거부하면 고발”

부실시공으로 극심한 하자가 발생한 오포 양우내안애 아파트 지하주차장 벽면의 균열.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 비대위 제공

경기도 광주시가 부실시공과 하자투성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주택조합아파트 ‘오포 양우내안애’의 설계업체와 감리단을 경찰에 고발했다. 시는 특히 시공사인 양우건설도 하자 해결과 준공검사를 위해 벌이고 있는 적정성 용역조사를 계속 거부할 경우 형사고발 할 방침이다.

광주시는 최근 한 달 동안 오포읍 문형리 오포 양우내안애(15개동 1028가구) 아파트 공사의 적정성 중간 용역 결과, 설계와 감리상 부실을 확인해 이처럼 조처했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이 아파트의 마감재 처리에 대한 세부적인 설계도면이 없는가 하면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되거나 설계상 누락된 부분 등이 다수 발견됐지만, 설계·감리 업체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하자를 키웠다는 판단이다.

실제 최근 정밀조사 용역업체가 시에 제출된 ‘적정성 용역 중간보고서’를 보면, 지하주차장 방수공사를 하지 않아 결로 및 누수·균열현상이 나타났다. 또 설계상 지하주차장 천장에 소리를 잘 흡수하는 단열재인 흡음재의 두께는 물론 주차장 표면 에폭시 코팅 두께 표기도 없었다.

이와 함께 가구별 싱크대 아래 바닥·벽 마감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문틀도 다른 재질로 바꿔 시공했다. 층간소음 저감재도 미시공했다. 현관 출입문 방화도어체크를 일반 도어체크로 시공하는 등 다수의 하자를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부실 설계와 감리가 확인됨에 따라 우선 감리단과 설계업체를 경찰에 고발했다. 시공사인 양우건설 쪽도 계속해서 정밀검사를 위한 현장 조사 용역을 거부하면 형사고발 등 법적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6월29일 입주예정이었으나, 부실시공에 따른 각종 하자가 발견되면서 조합원들이 반발해 두 달째 입주가 지연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아파트 조합원들은 지난 5월과 6월 입주를 앞두고 사전점검을 벌인 결과, 모두 2만1703건의 하자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밀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 6월22일 민간 품질검수위원(3명)을 통해 해당 아파트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건축 29건과 토목 13건 등 공용부문에서만 균열과 누수·침수·결로 등의 하자를 발견해 ‘부실투성이 아파트’라는 오명을 쓴 상태다. 한편, 시는 시공사인 양우건설과 조합 쪽이 절반씩 부담해 적정성 용역을 진행하기로 협의했으나, 양우건설 쪽에서 ‘사용검사 승인’이 전제되지 않으면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해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이정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