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 양우내안애’ 아파트 보수 전 지하주차장 모습.
경기도 광주시 지역주택조합아파트 ‘오포 양우내안애’의 부실시공을 둘러싼 공방이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시공사인 양우건설과 조합이 각각 진행한 정밀조사 용역 결과를 두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광주시와 조합·시공사 등의 말을 종합하면, 조합은 심각한 하자로 지하주차장 누수·결로, 방화문 하자, 주방가구 유해물질 검출 목재 사용 여부 등을 꼽았다. 이에 조합과 양우건설은 지난 7월12일 이들 3개 항목 정밀조사에 합의했다.
시는 이를 근거로 야후종합건축사사무소에 적정성 검토 용역을 의뢰했다. 그러나 양우건설은 “애초 합의한 3가지 항목 외에 9가지 항목이 추가됐다”고 반발하며,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에 지하주차장 하자 문제만 별도의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했다. 방화문과 주방가구는 시료를 채취한 뒤 별도의 전문기관에 분석을 맡기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양쪽 정밀조사 용역 결과는 엇갈렸다. 조합 쪽 중간보고서를 보면, 지하주차장 방수공사를 하지 않아 곳곳에 결로·누수·균열 현상이 나타났다. 또 설계상 지하주차장 천장 단열재인 흡음재의 두께는 물론 주차장 표면 에폭시 코팅 두께 표기도 없었다. 이에 야후건축사사무소는 부실시공 하자로 판단했다. 현장조사는 7월 중순쯤 진행됐다.
반면, 한달여 뒤인 8월말 현장조사가 이뤄진 양우건설 쪽 중간보고서는 ‘누수와 균열 흔적 등 경미한 문제점이 발견됐으나 보수작업이 이뤄져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는 지하주차장 일부 기둥이 경미하게 기울어진 현상이 발견돼 최종보고서에 이 부분에 대한 분석 결과도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검사를 놓고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부실시공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 양우내안애’ 아파트 보수 뒤 지하주차장 모습.
특히 방화문 하자 문제는 양쪽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조합은 지난 6월25일 건설화재에너지연구원에 의뢰해 현관 방화문 내화실험을 한 결과, 3분여가 지나자 틈이 벌어져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우건설은 “조합이 현관 방화문과 비상 대피소 방화문 1짝씩만 몰래 가져가 실험했다”며 결과 자체를 부정했다. 동일한 문짝과 문틀로 실험하지 않아 결론을 신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동철 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시의 수차례 권고와 명령에도 시공사 쪽이 방화문 내화실험을 거부해 부득이 방화문을 가져가 실험했다. 하지만, 의뢰를 맡긴 업체에서 시공된 문틀과 동일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실험 결과가 잘못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양쪽은 오는 18일 공동으로 방화문 내화실험을 진행한다.
이처럼 불신과 갈등이 커지면서 양우건설 쪽은 “두 달 넘게 입주가 지연되면서 입주예정자 피해가 크다. 조합이 추가분담금을 내지 않으려고 경미한 하자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우건설은 가구별 7200만원씩 모두 338억원의 추가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반시설비 증액분을 포함해 일반분양 발코니 확장 무상 지원 및 중도금 이자 지원 등으로 추가분담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추가분담금이 있으면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부담할 것은 하되, 안전상 심각한 하자는 고치고 입주해야 한다는데 조합원의 의견이 모였다. 하자와 별개로 추가분담금 문제는 전문가를 통해 세밀하게 따져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양쪽의 정밀조사 용역 및 방화문·주방가구 실험 결과를 토대로 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감리 및 설계 부실을 이유로 오포양우내안애 아파트 감리단과 설계업체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