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사 성폭력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 캠페인의 상징인 하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광주지역 한 여고 남교사의 절반 가까이가 제자들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은 모두 직위해제됐고,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까지 신청됐다.
광주경찰은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성추행·성희롱)로 광주 한 여고 교사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제자들을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해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사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18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경찰 쪽은 “이들 범죄의 정도가 심각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건에서 성추행·성희롱 혐의로 입건된 교사는 2개 여고 교사 19명이다. 특히 이 가운데 1개 여고에선 남성 교사 38명 가운데 18명(47%)이 입건됐다. 이 학교엔 여교사도 19명이 있었다. 나머지 1명은 이 학교에서 다른 여고로 옮겨 근무 중이이었다. 광주시 교육청은 “2개 학교 교사 19명은 7월말부터 순차적으로 모두 직위해제됐고, 그 자리는 다른 학교의 파견 교사와 기간제 교사들로 충원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18일 한 학부모가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광주시 교육청은 일주일 후 이 학교의 요청에 따라 학생 830여명을 모두 1대1로 만나 면담 조사했다. 경찰도 지난 8월 초부터 수사에 착수해 피해자 180여명 중 70%가량으로부터 진술을 받았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졸업생들한테서 추가로 고소장이 접수돼 성범죄 혐의 교사는 애초 16명에서 19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아직 피해자 진술을 안한 학생들은 언제든 진술하고 싶을 때 조사받도록 배려했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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