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른바 ‘혜경궁 김씨’라 불리는 트위터(아이디 @08__hkkim)의 계정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전 운전기사가 16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 ㄱ(58)씨를 소환,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ㄱ씨는 2011년부터 2016년 4월까지 성남시장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일신상의 사유’로 일을 그만뒀다.
이 지사의 팬카페 운영자 ㅊ씨가 지난 14일 경찰에 “ㄱ씨가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라고 제보하면서 김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ㅊ씨는 “ㄱ씨가 2013년 1월 문제의 트위터 아이디로 바꾸기 전 아이디(@09__khkim)로 표창원 의원(당시 경찰대 교수)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리트윗한 것을 봤다. ㄱ씨가 당시 이 시장의 수행원 가운데 한 명이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ㄱ씨를 추궁해 ‘혜경궁 김씨가 나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앞서 ㅊ씨는 지난 5월부터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아이디(@08__hkkim)는 (@09__khkim)와 동일 인물이라고 경찰에 밝힌 바 있다.
ㄱ씨는 그러나 “내가 트위터 계정주”라고 밝힌 이후 지인들에 “내가 계정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기억이 또렷하지 않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지사 역시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ㄱ씨가 지난주 토요일(13일) 계정주 본인이 맞다고 했는데, 이후 ‘내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말을 바꾸더라 “라고 전했다. 이 지사는 또 ‘부인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을 공유한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내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경찰은 ㄱ씨가 트위터 계정주가 맞는지, 문제가 된 글을 썼는지와 게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앞서 미국 트위터 본사를 통해 계정에 대한 정보 확인을 요구했으나 거부되면서 수사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 중인 것은 맞지만,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 알려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트위터 아이디의 주인인 이른바 ‘혜경궁 김씨’는 지난 지방선거 때 이 지사와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후보를 맹비난했고, 이 지사가 예비후보로 나선 지난해 대선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경선 후보를 비방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해당 계정의 주인과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의 영어 이니셜이 일치한다는 이유로 부인 김씨가 계정의 주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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