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에는 168개의 섬이 있다. 사람이 거주하는 40개의 섬을 제외하면 128곳은 무인도다. 이들 도서지역은 천연기념물, 지질자원, 문화재, 향토유적 등 우수한 경관자원이 고루 분포해 ‘천혜 경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으면서 개발 바람도 매섭다. 펜션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경관이 훼손되고, 개발 과정에서 곳곳이 깎이고 패여 원래 풍경을 잃어가고 있다.
인천시는 이런 ‘천혜 경관’ 훼손을 막기 위해 ‘도서경관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도서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특색 있는 경관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관자원 조사·발굴하고, 경관 목표와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지방정부가 도서지역 경관관리계획을 수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168개 섬 가운데 111곳을 경관관리 대상으로 정했다. 나머지 57곳은 출입 및 개발행위가 제한돼 관리 범위에서 제외했다. 시는 올해 안으로 도서경관관리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개발행위 때 ‘경관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 따라서 내년부터 관리대상 도서지역에서 신축되는 건축물, 기반시설, 공공시설물 신축 등은 새로 마련되는 ‘경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게 지어야 한다.
특히 도서지역 역사문화자원 139개 가운데 104개가 밀집된 강화도는 ‘역사문화경관 형성계획’을 별도로 제시할 방침이다. 또 방문객이 섬과 처음 마주하는 선착장 6곳의 환경 개선과 해안풍경이 우수한 10곳을 선정해 주·야간 경관 형성의 원칙과 방향도 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빈집이나 유휴지, 공터 등을 활용한 정원화 사업 등으로 도서 경관을 꾸밀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경관관리에 대해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규제’라고 보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경관의 관점에서 계획적인 개발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풍경가도(풍경이 아름다운 섬) 인천’을 목표로 도서지역의 가치는 높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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