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병원에서 초등학생이 주사를 맞은 뒤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근 두 달 새 인천에서 주사를 맞은 뒤 숨지는 사고만 4건이 발생했다.
12일 인천 연수경찰서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ㄱ(11)군은 전날 오후 3시께 인천시 연수구 한 종합병원에서 장염 치료 주사를 맞은 뒤 의식을 잃었다. ㄱ군은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의식을 잃은 뒤 30여분만인 오후 3시38분께 숨졌다.
ㄱ군은 지난 10일 장염 증상을 보여 한 개인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장염 처방을 받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이 종합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ㄱ군 주검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병원 쪽 의료과실 여부 등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을 포함해 인천에서는 최근 두 달 새 수액주사를 맞은 뒤 숨지는 사고가 4건이나 발생,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지난 9월26일 인천 연수구의 또 다른 종합병원에서도 설사와 복통, 가슴 통증 증상을 보이던 ㄴ(41)씨가 의사 처방에 따라 주사를 맞은 뒤 2시간 30여분 만에 숨졌다. 또 9월13일에는 인천시 부평구 한 개인병원에서 장염 증상으로 수액 주사를 맞던 ㄷ(54·여)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을 거뒀다.
앞서 9월7일에도 인천 남동구 한 종합병원에서 영양주사의 일종인 이른바 ‘마늘주사’(수액주사)를 맞던 ㄹ(64·여)씨가 패혈증 쇼크 증상을 일으켜 사망했다. ㄹ씨와 함께 이 병원에서 마늘주사를 맞던 60대 여성도 의식을 잃었으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늘주사를 맞은 ㄹ씨 등 60대 2명에 대한 혈액배양검사에서 위장 문제를 일으키는 그람 음성균의 일종인 ‘세라티아 마르세센스’가 검출됐다. 다만, 이 균이 사망 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ㄹ씨의 정확한 사망원인 규명을 위해 질병관리본부에 장기조직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숨진 이들에 대한 부검 의뢰 등 사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경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수액 제조 과정이나 진단과 처방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도 함께 파악 중이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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