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렬 변호사/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로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지목해 고발한 이정렬 변호사는 20일 “혜경궁 김씨 사건 관련한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은 때가 되면, 소송에서 필요하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후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을 고발한 고발인 신분으로 수원지검에 나와 “스모킹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뢰인으로부터 공개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해 말할 수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 지사쪽이 문제의 계정에 올라온 글 4만여건을 김씨 혼자 썼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한 데 대해 “우리도 김씨가 혼자서 썼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럿이서 썼을 것 같은데 그 안에 김씨가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알려진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은 이 계정을 과연 한 사람이 운영했을까 하는 점인데, 그 부분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됐는지, 공범은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또 “오늘 김 씨의 트위터 계정에 사용된 이메일을 이 지사의 의전 담당 비서가 만들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를 봤는데 이게 맞는다면 그 비서가 김씨 모르게 트위터 계정을 만든 것이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 될 것 같다”며 추가 고발할 뜻을 내비쳤다.
이 변호사는 경찰의 ‘혜경궁 김씨’ 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이뤄진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수사 경찰관들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날 이 사건 고발인으로 이 변호사를 불렀지만, 이 변호사가 지난 6월 시민 3천여명과 함께 ‘혜경궁 김씨’의 계정 소유주로 김씨를 지목하며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하기도 한 만큼 ‘혜경궁 김씨’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올해 4월 당시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혜경궁 김씨’ 계정을 고발한 지 7개월여 만인 지난 19일 문제의 계정 소유주는 김혜경씨라고 결론짓고,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절차에 따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하는 것”이라며 "진행 중인 사건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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