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22일 인천시교육청에서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과 관련해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청이 또래 친구들의 집단 폭행을 피하려다 추락해 숨진 중학생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22일 인천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집단폭력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가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집단폭력이나 다문화·탈북·특수 학생에 대한 폭력이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가장 높은 징계인 퇴학(고등학교)이나 강제 전학(중학교) 조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지역 학교폭력 피해가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가해 학생에 대한 상담과 피해 학생과 보호자에 대한 치유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은 2015년 1천496명, 2016년 1천546명, 2017년 2천433명으로 느는 추세다. 이를 위해 산하 교육지원청에는 전문가로 구성된 학교폭력 원스톱대응센터 4곳을 신설하고 가해·피해 학생을 지원하는 위(Wee) 센터도 4곳 늘린다. 학교폭력 원스톱대응센터는 여러 학교가 관련되거나 학생 사망 등 중대 사안이 발생할 경우 법률지원에서부터 사안에 대한 조사, 학생에 대한 조처까지 전반에 걸쳐 대응한다.
장기 무단결석 학생뿐만 아니라 간헐적인 무단결석이 되풀이되는 학생은 집중관리대상에 올려 안전과 소재 확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ㄱ(14·다문화 가정)군 역시 반복된 결석으로 올해 수업 일수의 3분의 1을 채우지 못해 이달 5일 정원외관리 대장에 오른 상태였다.
다문화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지원도 내놨다. 모든 학교에 다문화 이해교육을 강화하고, 찾아가는 다문화 심리상담지원단도 운영한다. 일반학교 적응이 어려운 다문화 학생을 위해 국내 최초 기숙형 공립 다문화 대안학교인 한누리학교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함께 걷고 함께 기부하는 캠페인 실시,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하는 행복학급 만들기 어색한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을 위한 행복 사진전 개최 등도 진행한다. 도 교육감은 “아직 채 피지도 못한 아이의 죽음 앞에서 인천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자식을 기르는 부모로서 너무나 괴롭고 부끄럽고 가슴이 미어진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ㄱ군은 이달 13일 오후 5시 20분께 인천시 연수구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ㄴ(14)군 등 남녀 중학생 4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상해치사 및 공동공갈 등 혐의로 ㄴ군 등 가해 학생 4명을 구속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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