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답 정해놓고 수사하지 않길 바란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13시간 가까운 검찰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날 오전 10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이 지사는 오후11시15분께 검찰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다소 지친 모습이었지만 옅은 미소를 띤 채 " 내 입장, 내 과거 사실에 대해 소명했다. 앞으로 검찰이 답을 정해놓고 조사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도정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형 강제 입원 조사를 묻는 질문에는 "고발 당했으니 검토 하는 것이다. 법원과 검찰을 믿고 도정에 열심히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날 경찰이 이달 초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친형 강제입원 의혹’을 비롯해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등 3가지 혐의와 배우 김부선씨와 관련된 스캔들 의혹 등 최소 7가지가 넘는 의혹에 대해 검찰의 보강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석 당시 이 지사는 "(형님) 강제입원 시킨 것은 형수님이다. 정신질환자의 비정상적 행동으로 시민들이, 특히 공직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정신보건법에 의한 절차를 검토하도록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어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도정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 주말에 출석을 하게됐다"며 “이런 일로 도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나 부당한 공격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부당한 올가미에서 벗어나려는 불가피한 행동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지사는 검찰 출석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와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은 '허위'라고 확신한다. `트위터 계정주 사건의 본질은 이간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선, 먼저 특혜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한 뒤 이를 바탕으로 '허위사실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대선 경선 당시 트위터 글을 이유로 제 아내에게 가해지는 비정상적 공격에는 '필연적으로 특혜채용 의혹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는 이유”라고 썼다.
한편, 경찰은 이날 이 지사 지지자들은 성남지청 앞에서 10시간 넘게 펼침막을 들고 이 지사의 결백을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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