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 도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정의를 위하여) 트위터 계정주를 고발한 ‘혜경궁 김씨 찾기 국민소송단’(궁찾사)의 법률 대리인 이정렬 변호사가 25일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한 사건 일체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부인 김혜경씨가 (따로 계정을 갖지 않고) 자신의 트위터 등 계정을 공유하고 모니터해왔다고 해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지사와 관련한 일체의 사건을 더는 수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어제(24일) 궁찾사 대표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검찰 조사 내용을 트위터에 올린 행위, 그리고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에 출연해서 김혜경씨의 카카오스토리(카스)가 스모킹건이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궁찾사 대표가 제 행위에 대해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문의하겠다고 했다. 아마도 분쟁조정 신청을 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저와 궁찾사의 신뢰 관계가 깨졌다는 뜻이다. 제가 궁찾사를 대리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위로,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이 변호사는 ‘뉴스룸’에 출연해 “유력한 증거가 김혜경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있다. 제이티비시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체들은 제이티비시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링크해 둘째 아들의 군 복무 문제를 카스에 올린 김씨의 글과 그 직전에 ‘혜경궁 김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지목했다. 또 24일 이 변호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검찰의 조사를 받은 과정을 설명하면서 “검사가 트위터의 ‘계폭’(계정폭파)이나 ‘멘션’이란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검찰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의 사임과 관련해 궁찾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궁찾사 실무진은 이 변호사를 여전히 100% 신뢰한다. (이 변호사가) 저희 법인 실무 담당자와의 협의 과정에서 상처받은 것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그 실무 담당자는 책임을 지고 오늘 자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궁찾사 회원 3245명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이 변호사는 지난 6월 ‘혜경궁 김씨’ 계정을 운영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이 지사의 부인 김씨 등을 고발하는 활동을 해왔다.
이정렬 변호사의 트위트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편, 24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이재명 지사는 혜경궁 김씨 사건뿐만 아니라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지사는 이날 조사를 마친 뒤 김혜경씨가 트위터를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 아내는 (제)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을 공유하고 모니터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김씨가 트위터 계정을 따로 갖고 있지 않고, 이 지사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함께 사용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이날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 등 최소 7가지의 혐의에 대해 검찰의 보강 조사를 받았다. 이 지사는 24일 검찰 출석에 앞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는 이번 사건을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이간계”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글에서 “대선 경선 당시 트위터 글을 이유로 제 아내에게 가해지는 비정상적 공격에는 ‘필연적으로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본다”며 “트위터 계정주 사건의 본질은 이간계”라고 밝혔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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