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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골칫거리 빈집’ 도시농장·청년주택으로 탈바꿈

등록 2018-11-29 09:20

빈집 개조해 반값·무상 임대 등 다양한 정책
23일 인천시 미추홀구 옛 용현1·4동주민센터에 마련된 버섯재배 도시농장 교육장에서 최환 빈집은행 대표가 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이정하 기자
23일 인천시 미추홀구 옛 용현1·4동주민센터에 마련된 버섯재배 도시농장 교육장에서 최환 빈집은행 대표가 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이정하 기자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수봉산 중턱에는 비탈길 따라 2~3층짜리 낡은 집들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다. 이른바 ‘달동네’다. 이곳에 위치한 옛 용현1·4동 주민센터에는 ‘빈집은행’이 있다. 빈집을 리모델링해 청년에게 창업과 주거 공간 등으로 제공하는 곳이다. ‘미추홀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이 미추홀구에서 수탁해 운영한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빈집 18곳을 송화 버섯재배 ‘도시농장’으로 꾸미고, 청년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한 반지하 주택을 장기간 빌리고, 인천시로부터 1곳당 보조금 2000만원을 받아 재배 시설을 마련했다. 1곳당 45㎡ 남짓한 규모다. 또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빈집 4채를 개조해 청년 4명에게 무상임대했다. 최환(35) 빈집은행 대표는 “무상으로 집을 제공받는 청년은 주거비나 임대료 대신 빈집을 리모델링 할 때 함께 일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이들 청년이 이곳에서 잠깐 머물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으로 정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곳 도화동에는 ‘쑥골 마을박물관’도 있다. 버려진 ‘빈집’을 리모델링해 2016년 10월 문을 연 곳이다. 소유주가 떠나고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각종 생활쓰레기가 쌓이고 오수가 흘러나와 악취와 벌레까지 들끓자 인천시립박물관이 예산을 지원해 전시실 등을 갖춘 박물관으로 꾸민 것이다. 큐레이터 교육을 이수한 봉사자 이화(70·여)씨는 “이곳은 마을과 공동체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세대 간 소통 공간’”이라며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마을에 대한 애착을 키우는 곳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23일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에 있는 빈집을 개조해 개관한 ‘쑥골 마을박물관’에서 마을큐레이터 이화씨가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23일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에 있는 빈집을 개조해 개관한 ‘쑥골 마을박물관’에서 마을큐레이터 이화씨가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골칫거리’ 빈집이 마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도시농장, 청년주택, 소공원, 주차장 등 시민 편의와 수익형 창업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도시 정비 사업에 진전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주민의 안전까지 위협하자 지방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인천시는 내년 9월까지 인천 전역을 대상으로 빈집 실태조사와 빈집 종합정비계획을 수립 중이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주거 분야 사회적 기업에 리모델링 비용 2천만~4천만원을 지원해, 방 3개 이상인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시세의 80% 이하에 공급하는 정책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8채 246실을 개조해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에게 공급했다.

부산시도 빈집을 임대주택으로 꾸며 대학생, 신혼부부 등에게 3~5년 동안 주변 시세의 반값에 전·월세로 빌려주는 ‘햇살둥지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2008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389채를 공급하는 한편, 2016년부터는 빈집을 체계적으로 활용하고자 ‘빈집정보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밖에도 경상남도와 전라북도 등은 귀농·귀촌인 등에게 주변 시세의 반값에 리모델링한 빈집을 전·월세로 임대하는 사업을 펴고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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