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에서 가을딸기 재배가 농한기 고속득 작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간동면 용호리 딸기 하우스의 가을딸기. 화천군 제공
동남아 일대에 국산 품종 딸기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 품종이 잠식했던 국내 딸기 품종을 불과 10년만에 국산 품종(보급률 95%)으로 바꾼 뒤 얻은 성과다. 하지만, 국외까지 운송하는 과정에서 딸기가 물러지는 등의 문제로 수출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수출 농가의 고민을 덜 재배 및 포장 등의 기술을 개발했다.
5일 농촌진흥청의 설명을 들어보면, 국산 품종 딸기 수출량이 2013년 3116톤(t)에서 2016년 4125톤으로 증가했다. 주요 수출 대상국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5개 나라이며, 최근 인도네시아 수출도 늘고 있다. 국산 품종 딸기 수출 증가는 일본 품종이 잠식했던 국내 딸기 재배농가에 국산 품종 보급을 확대하면서 효과를 거둔 것이다. 국산 딸기 보급률은 2005년 9.2%에서 2009년 56.4%로 절반을 넘긴 뒤 현재 95.2%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수출 과정에서 딸기가 물러지는 등의 문제로 인해 수출 확대에 걸림돌이 있어 왔다. 수출용 딸기는 다 익었을 때 따는 내수용과는 달리, 봄철에는 50~70%, 겨울철에는 80~90% 익었을 때 수확한다. 이렇게 수확한 딸기는 유통 과정에서 색은 빨갛게 변하나 당도는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농진청은 수출 농가 지원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딸기 물러짐 등 수출 유통 과정상 문제뿐만 아니라 생육 환경 제어, 겨울철 난방비 절감, 딸기 선별의 기계화 등도 함께 연구해 생육 환경 최적화 기술부터 에너지 절감, 수출용 딸기 선별과 포장 기술까지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수출용 딸기 선별기는 딸기의 모양과 색상을 분석해 수출에 알맞은 딸기만 골라낸다. 디지털카메라로 착색도와 모양을 확인하고, 이용자가 입력한 선별 기준에 따라 등급을 매겨 시기별로 수출에 적합한 딸기를 자동으로 선별하는 방식이다. 이 선별기를 도입하면, 시간당 1만800개를 정확도 90% 이상으로 선별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수출용 딸기 포장 기술. 산소 농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농진청 제공
수출용 딸기 포장 기술인 ‘팰릿 엠에이(MA)포장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포장 내부에 2~6% 정도의 산소 농도와 15~20% 정도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유지해 딸기의 색 변화와 당도 감소를 늦추고 물러짐과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수분투과도가 높은 폴리아이드(PA) 필름과 탄력성이 좋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필름을 이용한 포장재를 만들었다. 올해 4~5월 인도네시아 수출 때 이 포장 기술을 적용한 결과, 물러짐과 곰팡이 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 수출용 딸기가 60℃ 이상의 고온에 노출되면 색이 변하는 스티커도 개발, 부착했다.
이와 함께 각종 센서와 장치를 활용해 수출용 딸기가 자라는 데 알맞은 빛과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양액 공급 등을 조절해 주는 생육 환경 최적화 기술도 개발했다. 수출용 딸기 생산 이력 관리, 농산물 이동 경로까지 기록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유통 시스템도 적용했다.
난방비 절감을 위한 ‘관부 국소 난방 기술’도 도입했다. 온실 전체를 난방하지 않고 딸기가 온도를 민감하게 느끼는 관부에만 배관을 설치해 20℃의 온수를 흘려보내는 부분 난방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기존에 8도로 유지하던 온실을 4도로 낮출 수 있어 난방 연료 사용이 30% 감소했다.
성제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수확후관리공학과장은 “이번 기술 개발로 딸기 수출 농가에 소득 확대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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