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교회의 청년부 목사로부터 10대 때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신도 4명의 법률대리인들이 10일 인천지방경찰청을 방문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정하 기자
인천 한 교회의 청년부 목사로부터 10대 때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신도 4명이 10일 해당 목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인천 모 교회 소속 김아무개(35) 목사와 관련한 고소장이 이날 접수됐다고 밝혔다. 여성 신도 4명은 차미경·안서연 변호사 등 한국여성변호사회 소속 변호인 5명을 선임해 이날 김 목사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피해자 쪽 변호인은 이날 고소장 접수에 앞서 취재진들에 “가해 목사는 미성년자를 장기간 간음했다. 도덕적이나 종교적 비난을 떠나 수사기관의 판단을 받고자 고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진술서를 받은 피해자 중 고소 의사가 없다고 밝힌 친구도 있다. 실제 피해자는 더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쪽 김디모데 목사는 “현행법은 13살 초과 18살 이하 미성년에 대한 간음은 ‘합의 하’라는 명목으로 처벌받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처벌 범위를 모든 미성년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김 목사를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그동안 진행해 온 내사를 수사로 전환,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언론 보도를 통해 김 목사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접하고 피해 여성을 상대로 진술 조사 등 내사에 착수했다.
김 목사는 전도사 시절부터 10년가량 중·고등부와 청년부 신도를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 신도 일부가 지난달 6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이런 피해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