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국제도시의 개발 지연을 문제 삼으며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청원’이 3천명을 넘겼다. 청원자가 3천명이 넘으면 박남춘 인천시장이 직접 영상을 통해 청원에 대한 답을 하겠다고 밝힌 터라, 시민청원 1호 답변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린다.
27일 인천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온라인 시민청원 사이트인 ‘인천은 소통이(e) 가득’에서 ‘청라주민 우롱하는 김진용 청장의 사퇴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이 처음으로 3천명의 공감을 끌어냈다. 시민청원은 인천시정에 시민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시가 지난 3일부터 시행한 정책으로 지난해 8월 개설된 청와대 국민청원을 참고했다.
등록된 청원이 30일 동안 3천명 이상의 시민 공감을 받으면, 박 시장이나 관련 부서 고위 간부가 영상을 통해 해당 청원에 대해 직접 답변해야 한다. 김 청장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은 지난 10일 게재된 뒤 27일 현재 3047명의 공감을 얻어 청원성립 요건을 충족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은 그동안 부진한 청라 국제업무지구 지(G)-시티 개발사업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청장 퇴진 운동을 벌여왔다. 또한 이들은 투자 유치 실적이 없고 북인천복합단지 매입 실패 등의 이유를 들어 김 청장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3년부터 추진된 청라 지-시티 개발사업은 청라국제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26년까지 청라국제업무단지 27만8천m²에 사업비 4조700억원을 들여 첨단 업무공간과 주거시설, 호텔, 쇼핑몰 등을 짓는 사업이다.
김 청장 퇴진 운동을 주도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는 지난 21일 김 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청장의 사퇴와 함께 현재의 경제청을 3곳의 경제자유구역(송도·청라·영종)에 대한 본부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청라지역만 소외되지 않도록 각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경제청 개혁도 요구했다.
이런 주장에 김진용 경제청장은 “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은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청라 관련 사업이 조속히 추진되도록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시는 청원 성립요건을 갖춘 만큼 답변을 준비 중이다. 답변은 원칙적으로 박 시장이 직접 하되, 청원 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1월9일 이후 열흘 이내에 하게 된다. 박 시장은 지난 26일 신년 기자 공동인터뷰에서 김 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에 대해 “공직 인사에 대한 청원이 적법한지와 청와대 사례 등을 분석해 직접 청원에 답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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