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당 650만원 편성…전국 지방의회 최고 수준
시민단체 “인상 철회 촉구…심사 외부에 맡겨야”
중·동구 평화복지연대는 10일 인천 동구의회 앞에서 공무국외여비 2배 셀프 인상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중·동구 평화복지연대 제공
인천 동구의회가 국외 출장비 명목의 예산을 2배 늘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민단체는 열악한 동구 재정을 외면한 국외 출장비 ’셀프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동구의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동구의회는 올해 의원 7명의 공무국외여비로 4550만원을 편성했다. 의원 1명당 650만원에 달해 전국 기초의회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325만원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부터 의회 규모나 지자체의 재정 규모를 고려해 기준액수를 지방의회에서 정하도록 권한을 이양하면서 자체적으로 인상한 것이다.
이런 셀프 인상에 시민단체가 공무국외여비 인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동구 평화복지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동구의회는 세부적인 해외 연수 계획도 없이 예산부터 2배로 늘렸다”며 “구 재정이 열악해 교육 경비 보조금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의원들이 해외 출장비 셀프 인상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동구의회는 해외 연수의 타당성과 경비 적정성 등을 심사하는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위원장을 구의회 부의장이, 위원 2명도 다른 구의원이 맡고 있다. 여비 편성부터 심사까지 셀프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구의회에 해외 출장비 인상 철회와 함께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를 모두 외부 위원으로 위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동구의회 관계자는 “국외여비 500만원과 자매결연 방문 목적의 150만원을 책정한 것은 맞지만, 모두 사용하겠다고 계획을 수립한 것은 아니다”라며 “공무국외계획서 심의 등을 통해 낭비되는 예산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