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23일 오전 서울 시내와 한강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빅데이터를 이용해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분석한 결과 상당량이 중국 등 국외 지역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고 서풍이 불어올 때 우리나라 서해안 미세먼지 농도도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세먼지 원인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유엔글로벌 펄스(UN Global Pulse) 자카르타 연구소와 함께 ‘동북아 지역의 미세먼지 예측 및 주요 요인’을 데이터에 기반을 둬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가 ‘나쁨’일 경우 풍향은 서풍이 불며 산둥성, 산시성, 베이징·허베이성 등의 중국 지역의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작은 입자) 농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인천지역 20개 관측소의 미세먼지 예측 연관성을 견줘보니, 인천 도심 지역이 아닌 백령도 지역의 미세먼지 및 이산화질소(NO2)가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인천 자체보다는 중국 지역의 미세먼지 분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인천 미세먼지 데이터에서 국외 요인을 제거한 뒤 분석해 보니, 지난해 1분기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을 기록하는 날이 20일에서 30일로 50%나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관리원은 국내외 요인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 인천지역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예측모델을 개발하고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분석했다.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인천지역 미세먼지·대기오염 데이터, 미국항공우주국에서 제공하는 동북아 지역의 위성 센서 데이터 및 에어로졸 관측 데이터 등을 활용했다.
이번 분석에서 미세먼지 예보에 최적의 기능을 보인 그래이언트 부스팅(예측도를 향상시키는 기계 학습 모델) 기반의 예측모델을 구현해 예보 정확도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관리원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2018년 1분기를 예측한 결과, 미세먼지(PM10) 84.4%, 초미세먼지(PM2.5) 77.8%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기존 국내 미세먼지 예보보다 정확도가 15% 증가한 수치다. 인천 미세먼지 예측의 주요 변수는 산둥성·산시성·랴오닝성·내몽골 자치구 위성 센서 데이터, 풍향 표준편차, 풍속 등으로 나타났다.
관리원은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 에어로졸 분석 성능이 뛰어난 국내 정지 위성(천리안 2A·2B)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고, 다른 분석 모델과 결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김명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이번 분석은 미세먼지 예보에 기계학습 예측모델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미세먼지 유입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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