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거주시설에 근무하는 한 30대 재활교사가 장애인들을 서로 때리게 시키고, 이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경기도에 있는 한 재활원이 21일 장애인 학대가 의심된다며 재활교사 김아무개(30·여)씨를 고발함에 따라 수사를 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이 시설에서 보호하는 장애인들끼리 서로 폭행하고 학대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또 장애인끼리 서로 폭행하도록 지시하고 서로 때리는 모습을 직접 휴대전화로 촬영했으며, 영상에 등장하는 피해자만 4명에 달한다. 그는 30초에서 1분 분량의 동영상 6개를 촬영해 동료 교사 2명에게도 전송해 공유했다.
영상에는 김씨가 20대 여성 장애인에게 “못생긴 애 때려, 얘 어제 오줌 쌌대”라고 말하며 40대 남성 장애인을 때리라고 강요하는 모습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학대행위는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설치되지 않은 방에서 주로 이뤄졌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재활원이 김씨와 함께 학대행위 영상을 보도고 신고하지 않은 동료 교사 2명을 방조 혐의로 고발했다. 김씨는 재활원 쪽에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하고, 21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고발인 조사만 이뤄진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과 함께 추가 범행 여부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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