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등도에 설치된 독도 바다사자 동상. 해양수산부 제공
일제강점기 때 대량 포획으로 멸종된 독도 바다사자(강치)의 뼈에서 유전자 정보를 확인했다. 독도 바다사자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동해연구소(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2014년 4월 독도에서 동물뼈 5점을 채취한 뒤 디엔에이 정보를 분석한 결과 독도 바다사자의 뼈로 확인됐다고 해양수산부가 27일 밝혔다. 독도 바다사자는 과거 동해와 일본 북해도에 주로 서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독도가 최대 번식지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남획이 이뤄진 뒤 개체 수가 급감해 1996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절멸종으로 분류됐다. 일제강점기인 1904년 한 해 동안 독도 바다사자 3200마리가 일본에 의해 포획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독도 바다사자에 대한 1950년대 사진 자료와 일본인의 남획 기록 및 증언자료만 보유한 상태였고, 유전자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올해 1월3일 국제유전자정보은행(GenBank, NCBI)에 독도 바다사자 뼈의 유전자 정보를 등록했으며, 향후 국제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게재할 예정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도 지난해 8월 독도에서 채취한 동물뼈 9점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했으며, 그중 5점에서 독도 바다사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디엔에이를 확인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지난해 11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독도 바다사자 유전체 연구를 진행해 전체 유전자 정보를 밝혀낼 계획이다.
독도 바다사자는 수컷이 최대 2.5m까지 자라는데, 몸은 가늘고 긴 방추형이며, 원추형의 가늘고 짧은 귀와 꼬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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