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8시30분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 있는 ㄷ유치원에는 통학차량 3대가 세워져 있었다. 유치원 안에는 교사들이 청소를 하고 있었다. 잠시 뒤 부모 손을 잡고 원생들이 하나둘 등원했다. 지난해부터 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원장한테서 (오늘) 개학 연기한다고 문자를 받았는데, 다시 문을 연다고 해 아이를 데리고 왔다. 통학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아이를 직접 데려왔다”고 말했다. 올해 이 유치원에 입학한 한 원생의 학부모는 “이번 주는 환경 적응 교육(오리엔테이션), 9일 입학식이라고 안내를 받았다. 개학일 연기를 걱정했는데, 입학식 전날까지 돌봄 교실을 운영한다고 해 아이를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과 금정구청 공무원이 유치원에 도착해 개학일 연기 여부 확인에 나섰다. 최아무개(57) 유치원장은 “4~8일 환경 적응 교육 기간이다. 입학식은 9일이다. 재원생 개학일도 6일이다. 하지만, 이번 주 동안 돌봄 교실을 계속 운영한다. 해마다 그렇게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교육청 공무원이 학부모에게 개학일 무기한 연기를 알리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확인하자 그는 “한유총 소속으로 ‘개학연기 투쟁’에 동참한다는 뜻에서 학부모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낸 뒤 다시 정상운영한다고 공지했다”고 했다. 이어 “유치원 3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등이 지나치게 엄격하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사정을 살펴 사립유치원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통학차량 운행 여부를 기준으로 오후 1시 현재 지역 사립유치원 290곳 가운데 개학연기를 결정한 사립유치원이 75곳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17곳은 개학연기를 철회했고, 12곳은 이날 개학일이 아닌 유치원으로 집계했다. 나머지 46곳에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교육청 홍보과 관계자는 “유치원 모두 돌봄 교실을 운영해 대부분 원생이 등원한 상태였다. 이때문에 통학차량 운행 여부를 개학연기 동참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내일 통학차량 운행하지 않는 유치원은 형사고발 조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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