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7일 강릉 펜션사고 당시 현장 모습. 박수혁 기자
지난해 12월 고교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른바 ‘강릉 펜션사고’ 이후 정부가 석달여만에 농어촌민박 사업자의 안전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안전 대책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어촌민박 사업장의 안전시설과 사업자의 안전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민박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먼저 정부는 화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가스·기름·전기·연탄 보일러 등 난방시설과 화기취급처에 관한 관리안전 기준을 신설한다. 사업자는 한국전기안전공사와 가스공급업자에게 해마다 안전점검을 받은 뒤 점검확인서와 점검표를 지방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전기안전점검 역시 농어촌 주택을 활용하는 농어촌민박은 3년마다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를 거쳐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해마다 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가스누출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보일러 등 연소난방시설에 일산화탄소경보기와 가스누설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한다. 휴대용 비상조명등과 자동확산소화장치 등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다만, 150㎡이하의 민박사업장은 피난표지만 추가하고, 150㎡초과 사업장은 완강기(3층이상)를 추가하되 신규건물의 경우만 피난구 유도등을 설치하고 기존건물은 피난표지를 설치하도록 한다. 농식품부는 강화된 안전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사업정지, 사업장폐쇄 등의 처벌근거도 함께 마련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어촌민박 신규사업자로 등록하려면 6개월 이상 거주기간을 신설했고, 임차한 주택을 활용한 민박사업도 금지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어촌민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이므로 안전관련 규정은 올 하반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하되, 신규요건 규정은 규제강화로 인한 불합리함이 없도록 내년 하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농어촌민박 운영자 등 9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은 지난해 12월17일 농어촌민박에서 잠을 자다가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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