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 씨의 부모가 살해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용의자 1명을 붙잡은 데 이어 달아난 다른 용의자 3명을 쫓고 있다.
18일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이씨의 아버지 ㄱ(62)씨는 경기도 평택의 한 창고에서, 이씨의 어머니 ㄴ(58)씨는 안양 자택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ㄱ씨 등의 가족은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신고를 한 상태였다.
경찰은 실종신고 접수 2시간여 만에 숨진 ㄱ씨 등을 발견했고, 지난 17일 오후 3시께 유력한 용의자 1명을 붙잡았다. 이어 경찰은 이 용의자와 함께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3명을 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ㄱ씨 등이 지난달 25~26일 사이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평택의 창고에서 발견된 ㄱ씨는 ㄴ씨와 함께 자택에서 살해된 뒤 이 창고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창고는 용의자 가운데 1명이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진씨는 증권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하며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고가 수입차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그러나 이씨는 불법 주식거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생 이아무개(30)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00억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미리 사둔 장외 종목을 방송에서 추천한 뒤, 주가가 오르면 되파는 수법으로 부당이득 13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또한 불법으로 투자회사를 차려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회원들에게 약 240억원을 모은 혐의도 있다.
경찰은 살해 용의자들과 이씨 부모 사이에 돈 문제로 시비가 일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숨진 이들에 대한 부검을 통해 자세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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