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총선 당시 서울 용산구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모친이 보통 대기 기간만 3년이 넘는 서울 용산의 한 구립 요양원에 신청 한달 만에 초고속 입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시 진 후보자는 용산구 국회의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여서 모친의 초고속 입원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진영 후보자의 모친 국아무개(94)씨는 구립용산노인전문요양원에 2013년 2월8일 신청서를 내고 한달 뒤인 3월9일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씨는 현재 6년째 이 시설에 거주하고 있다.
2008년 문을 연 이 요양원은 총 91개 병상 규모로 1인실, 2인실, 4인실로 구성돼 있다. 퇴원자가 나와야 대기자가 순서대로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 25일 기준 입소 대기자는 남성 170명, 여성 343명 등 모두 513명이다.
요양원 쪽은 “통상 입원 접수를 하고 3년가량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3년 전 이 요양원에 부친 입원을 신청한 김아무개(50)씨도 “최근에 요양원에서 연락이 와서 ‘계속 (입원) 대기를 할 것이냐’고 물었다. 구립 요양원엔 입원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진 후보자의 모친이 입원한 2013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이 요양원에 대기자가 너무 많자, 용산구는 대기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2013년 6월24일 구립한남노인요양원을 추가로 개원했다.
용산구는 진 후보자의 지역구다. 더욱이 모친이 요양원에 입원할 당시 진 후보자는 용산구 국회의원이면서 복지부 장관 후보자 신분이었다. 모친 입원 이틀 뒤 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진 후보자 모친의 요양원 초고속 입원 배경에 더욱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특히 진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6년 동안 요양원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장녀 집 거주’라고 기재했다. 특혜 입원 의혹을 피하기 위해 어머니가 장녀 집에 있는 것처럼 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진 후보자 쪽은 “(후보자 모친이 입원한) 2인실은 이용료가 상당하기 때문에 대기자가 많지 않아 신청 뒤 바로 입원할 수 있었다. 그해 3월 말에 신청해 5월 초에 입원한 노인도 있다. 당시 구청장 역시 다른 당 소속으로 부탁을 할 상황도 아니었다. 특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모친이 장녀 집에 주소를 두고 있어 인사청문요청안에 ‘장녀 집 거주’로 기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요양원 쪽은 “1, 2, 4인실에 관계없이 통상 대기 기간이 3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방별 이용료도 장기요양등급 가운데 시설급여 3등급 기준으로 4인실은 70만원, 2인실은 100만원 안팎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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