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보선 창원성산 당선자 인터뷰
“경제활성화, 노동자 기본권 지키기, 국회·정치 개혁 주력할 것”
“내년 총선에도 후보단일화 추진 가능”
“민생정치 전문가·달인 소리 듣고 싶다”
지난달 13일 여영국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여영국 후보가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정의당 경남도당 제공
“경남도의원일 때는 저격수라는 말을 들었지만, 국회의원으로서는 저격수보다 민생정치의 전문가 또는 달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서 당선된 여영국 국회의원(정의당)은 4일 “노동이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여영국 의원은 선거 기간 내내 “노회찬의 꿈을 잇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첫날인 4일 오전 지역구를 돌며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오후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의 고 노회찬 의원 묘소에 참배했다.
여 의원은 3일 밤 개표가 99.98% 진행될 때까지 뒤졌다. 단 한차례 엎치락뒤치락도 없이 줄곧 2위를 유지하며 한국당 후보를 추격했다. 그러다 0.02%를 남긴 상태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최종 표 차이는 504표에 불과했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갈수록 표정이 굳어지던 그는 역전하고 곧이어 당선이 확정되자 눈물을 쏟았다.
드라마보다 극적이었던 개표 과정에 대해, 여 의원은 “상대적으로 내가 약한 지역부터 개표했기 때문에 뒤지는 상황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표 차이가 커서 걱정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표정 관리가 잘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100표 안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봤는데, 504표 차이가 났으니까 예상보다 크게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유롭게 당선되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초접전을 벌인 것에 대해, 그는 “선거 막판 보수 대결집이 느껴졌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고, 한국당이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선거 막바지에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관계자들이 경기장 안에서 선거운동을 펼쳐 물의를 일으킨 이른바 경남에프시(FC) 사태가 발생했는데, 결과적으로 이 역시 보수세력에게 위기감을 부추겨 결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여 의원은 “국회에서 창원 경제활성화, 노동자 기본권 지키기, 국회와 정치 개혁 등 3개의 축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장은 원내교섭단체를 재구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소속 상임위로 행정안전위원회를 선택하려고 한다. 따라서 중앙당과 상의해서 하겠지만, 보좌진도 노동·자영업·경제 분야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년 동안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친 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할 것이다. 벌써 말하기는 이르지만, 내년 선거에서도 공동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면 다른 정당과 후보단일화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정치 흐름에 따라 연대의 폭과 질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여 의원은 경남도의원 시절 당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정면으로 맞서 ‘홍준표 저격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홍준표 전 지사는 나에게 ‘멀고도 가까운 당신’이다. 일부는 나에게 ‘홍준표의 정치적 맞수’라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만에 하나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무도 건방진 일이다. 국회에서는 저격수가 아닌 민생정치의 전문가 또는 달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선서하고, 국회의원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정치 논평 프로그램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