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설익은 인천 학교자치 조례 ‘뜨거운 감자’…교육계 의견 엇갈려

등록 2019-04-11 13:33수정 2019-04-11 13:43

교사·학생·학부모 중심 ‘자치기구’ 신설
인천교총 “학교별 자율에 맡겨야” 반대
전교조 “관리자 독단 운영 막아야” 찬성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교사·학생·학부모로 구성된 자치기구 설치를 뼈대로 한 ‘학교자치 조례’ 제정 추진을 둘러싼 인천지역 교육계의 논쟁이 뜨겁다. 학교자치는 학교 자율에 맡기자는 쪽과 관리자의 독단적인 운영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쪽의 주장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11일 인천시교육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민경서 인천시 의원은 지난달 29일 ‘인천광역시 학교자치 조례’를 발의에 앞서 시교육청에 위법성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조례는 학교 구성원인 교사·학생·학부모의 자치기구를 설치하고, 그 의견을 학교 운영에 반영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지역 교육 단체들은 이 조례 발의 추진에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인천시 교원단체총연합회는 각급 학교별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해 운영하는 것이 학교 민주화와 자율성 보장 취지에 더 부합한다며 반대했다. 인천교총은 “광주 등의 사례에 비춰 상위법령과 충돌하는 조례 제정 강행은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학교에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만 가중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교총은 2016년 학교자치 조례를 제정했다가 교육부와 소송전을 벌인 전북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 사례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상위법에 규정되지 않은 자치기구를 만들고, 학교장이 이 기구의 논의 결과를 따르도록 한 것은 학교장의 경영권과 학교 자율성을 오히려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이들 교육청을 상대로 조례안 무효확인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대법원은 광주학교자치 조례에 대해 교육부의 주장을 인용해 ‘무효’ 판결했다. 전북의 경우 조례 효력이 정지됐지만,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민경서 인천시의원. 인천시의회 제공
민경서 인천시의원. 인천시의회 제공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 없이 발의하려는 움직임엔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조례 자체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학교자치를 각 학교 자율에 맡기는 것은 수십 년간 학교 관리자들이 독단적 운영을 해 온 폐단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교육청이 학교자치 조례 제정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학교 구성원과 전문가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추진단을 만들어 공론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은 민주적인 학교문화의 토대를 마련한 뒤 시행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민 의원에게 전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연내 학교인권조례를 제정해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문화를 정착하고, 상위법과 상충하는 부분을 개선한 뒤 학교자치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이에 대해 “학생회나 학부모회 등 기존 기구들이 교육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구성원 전체를 아우르는 자치기구가 필요하다”며 “교육계의 여론을 반영해 보완한 뒤 조례를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